[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윤근창 휠라 대표이사는 패션 업계 2세 경영 롤모델로 꼽힌다. 윤 대표는 실무에서 경력을 쌓은 이후 국내 경영에 참여하고 성과를 기반으로 대표이사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른바 2세 경영의 정석같은 과정을 밟은 셈이다.
|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가 지난 2월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휠라홀딩스) |
|
윤윤수 휠라 회장의 장남인 윤 대표는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사들인 2007년 자회사인 휠라 USA에 입사했다. 이후 제조부터 유통까지 운영 정책 전반을 다시 정비했고 3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2015년에는 휠라 USA 매출이 인수 당시보다 10배가량 늘어날 만큼 자리를 잡았다.
미국에서 승승장구한 윤 대표는 2015년 7월 휠라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다. 그는 적자에 빠져있던 휠라의 리브랜딩 사업을 주도했다. 윤 대표는 ‘유통 채널의 다양화’와 ‘이미지 개선’이라는 전략을 구사했다. 백화점과 대리점에 납품하던 방식을 탈피해 ABC마트, 폴더(Folder) 등 신발 전문점에 도매 유통을 시작한 것이다. 젊은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와 함께 노후화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하고 타깃 고객 연령층도 확 낮췄다. 이에 힘입어 당시 출시한 코트디럭스는 ABC마트 등 도매 유통을 중심으로 130만족 이상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1만족 이상만 팔려도 성공이라는 업계에서 소위 말해 ‘초대박’ 실적을 거둔것이다. 덕분에 휠라홀딩스는 2017년 전년(119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217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후 복귀 3년만인 2018년 초 윤 대표는 휠라홀딩스 단독 대표에 취임했다. 단독 대표 취임 이후 출시한 휠라 ‘디스럽터2’는 미국서 ‘2018 올해의 신발’로 선정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1000만족 이상 판매했다. 또 2018년 국내 패션 시장에서 첫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윤 대표는 휠라홀딩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지난 2월에는 5개년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리딩 스포츠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2026년 연결기준 목표 매출액은 4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15~16%로 설정했다. 특히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금액 중 6000억원 상당을 주주환원에 쓸 예정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패션 산업은 빠른 트렌드 변화 탓에 전문 경영인이 실적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단기 실적까지 내기가 쉽지 않다”며 “휠라는 오너의 리더십 경영이 좋은 성과와 주주환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선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