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통령 되면 文 탈원전 백지화…공무원 구조조정”

[대선 경제책사 인터뷰]홍준표 캠프 제성호 중앙대 교수
"소주성 폐기하고 원전산업 육성해 5만개 일자리 창출"
"기득권 된 강성노조, 과감하게 노동개혁·유연화 추진"
"종부세 폐지하고 양도세 대폭 감면…공매도 없앨 것"
“지자체 통폐합, 여가·복지·산업·중기부 정부조직개편”
  • 등록 2021-10-05 오전 7:07:00

    수정 2021-10-05 오전 7:07:0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홍준표 예비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정책에 녹아든 좌파 이념의 물을 신속하게 뺄 것입니다.”

선명하고 단호했다. 그리고 망설임도 없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대선캠프에서 정책자문단장으로 ‘정책 브레인’ 역할을 맡은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집무실에서 만났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도마에 올린 시간이었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958년 서울 출생 △보성고, 서울대 법학 학사·석사·박사 △법무부·법원행정처·국방부 정책자문위원 △통일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위원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소장 △외교통상부 인권대사 △대한국제법학회 부회장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국민의힘 북한인권 및 탈북자·납북자위원회 고문(현) △홍준표 캠프 정책자문단장(현) (사진=이영훈 기자)
제 교수는 인터뷰에서 “사회주의 배급 정책을 탈피해야 한다”, “국가가 각종 규제로 기업을 수탈하고 있다”, “강성노조가 기득권이 됐는데 과감하게 노동개혁을 해야 한다”, “무상 포퓰리즘으로 나라곳간이 흔들리고 있다” 등 쓴소리를 쏟아냈다. 다른 야권의 ‘경제책사’보다 비판 수위가 높았지만, 거침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제 교수는 문재인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했다. 그는 “탈원전은 좌파 이념에 따른 잘못된 정책”이라며 홍준표 정부가 출범하면 탈원전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고 원전 산업을 육성해 5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고용주도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동개혁과 부동산개혁도 시사했다. 그는 “임금체계와 고용형태를 다양하게 하는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에 대한 탄력적 적용 즉 개정 입장도 시사했다. 부동산개혁 관련해서는 종합부동산세 폐지, 양도소득세 감면을 예고했다.

공무원 구조조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조직을 통폐합해 공무원 자릿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이고 온라인으로 서류를 떼는 시대”라며 “행정개혁으로 공무원 일자리를 효율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정책을 추진하게 되면 노조 등 반발이 커지고 사회적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이에 제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은 실용주의자였지만 문재인 정부는 과격한 좌파 이념에 집착한 인사들이 정책을 좌지우지했다”며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제 교수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문재인정부 임기 말 경제 성적은 D 또는 F 학점이다. 재벌을 적대시하는 좌파 이념이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에 녹아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경제학 원론에도 나오지 않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추진한 것이다. 혁신성장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금 했지만 지금은 이름만 남았다. 공정경제는 기업을 혼내주고 기업의 생산활동을 옥죄는 것이다. 부동산 대책을 20번 넘게 발표했는데도 부동산 안정화는 빈말이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실용주의자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불통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다. 그런데 왜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다르게 보나.

△인사 때문이다. 진보·좌파 진영의 합리적이고 유능한 사람들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많이 등용됐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이념적으로 과격하거나 너무 이념에 집착한 사람들이 정부 내에 많이 들어가 있었다. 해외의 진보는 인권, 반전, 반핵 이슈를 선점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친북 좌파들이 정책을 주도했다. 남남갈등이 심해졌고 통합은 어려워졌다.

-홍준표 예비후보가 대선 출마를 하면서 “이번 대선은 선진국의 길이냐, 베네수엘라의 길이냐를 가늠하는 마지막 기회”라고 했는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한 것인가.

△복지 포퓰리즘으로 후세대에는 베네수엘라로 갈 수 있다. 이재명 지사의 기본시리즈를 보라. 결국 국민 세금 갈라먹기다. 국민 세금으로 나눠주면 일회성 소비에 그친다. 세금 많이 거둬서 지출 많이 하다 보니 내년 국가채무가 1000조원이 넘는다. 이게 경제발전에 무슨 의미가 있나. 지금 펑펑 쓰면 후세대는 베네수엘라처럼 가난해진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홍준표 캠프 정책은.

△기업이 투자하고 생산활동을 하기 위한 의욕과 자유를 복원시켜줘야 한다. 지금 강성노조의 집회 시위로 기업들이 일할 마음이 안 생기고 있다. 공정경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은 기업을 수탈하고 억압하는 법이다. 앞으로 정부는 기업에게 생산활동을 하기 위한 여건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017년 8월 14일 자유한국당 대표 당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당대표 특보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제성호 교수에게 통일외교특보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뉴스1)
-1순위 경제정책은.


△시대정신은 자유와 공정이다. 앞으로는 기업과 시장에는 자유를, 서민에게는 기회를 줘야 한다. 이런 기조 하에 소주성을 폐기하고 ‘고용주도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우선 원전 산업을 육성시키면 2030년까지 5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탈원전 하면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모순이다. 탈원전을 하면 원전을 연구하는 학생, 전문가도 줄어 원전 수출 후진국으로 갈 것이다. 기존의 멀쩡한 원전을 퇴출시키는 건 옳지 않다.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탈원전은 좌파 이념에 따른 잘못된 정책이다. 원전은 일자리 창출, 탄소중립 실현, 성장동력 확보에 좋은 수단이다. 전체 에너지 비율에서 원전 비중을 최하 3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한전의 7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7월 발전원별 발전량 점유율은 석탄발전이 39.8%, LNG발전이 28.9%, 원전이 22.7%, 신재생이 6.9%였다. 김부겸 국무총리·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년에 신재생 발전 점유율을 70.8%로, 원전을 6.1%로, 석탄발전 및 LNG 발전을 0%로 가는 내용 등을 포함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지난 8월 발표했다.)

-원전은 안전 우려가 있고,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제성 논란도 있다.


△그런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원전은 폐기물 처리·반출 비용이 상대적으로 작다. 안전성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는 원전 수출 선진국으로 잘해왔다.

-홍 예비후보가 강성노조 문제를 언급했는데 노동개혁 대안은.

△독일의 하르츠 개혁처럼 노동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 핵심은 임금체계와 고용형태를 다양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노사 문화를 정착시키고, 노동관계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노조가 이미 기득권이 됐다. 노조의 자녀에 대해 ‘고용세습’하는 경우가 있다면, 공정하지 못한 일이다. 과감하게 노동개혁을 해야 한다.

-최저임금, 주52시간제에 대한 입장은.

△최저임금을 과다하게 올리지 않도록 검토해야 한다.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를 강제했더니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졌다. 앞으로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는 지역, 업종, 연령에 따라 차등적으로 탄력 적용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일자리가 창출된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하자고 하면 노조가 ‘해고는 살인’이라며 반발이 예상된다.


△해고 관점에서 얘기하는 것은 노동개혁을 좌절시키려는 선전선동 논리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해고를 쉽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고용형태를 다양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양하게 해야 기업에게 고용을 위한 선택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대선캠프에서 정책자문단장으로 ‘정책 브레인’ 역할을 맡은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이영훈 기자)
-‘뜨거운 감자’인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쿼터 아파트’를 제안했는데.


△‘땅값 없는 아파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싱가포르의 ‘토지 임대부 아파트’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을 할 때 일부 토지를 기부 채납하게 된다. 국유지, 공영토지를 개발하면 국가·공영 소유니까 토지 가격이 없다. 기부 채납한 토지는 땅값을 매기지 않고 ‘땅값 없는 아파트’로 공급하면 된다. 땅값을 빼면 20억원 짜리 아파트를 4분의 1 규모(쿼터 규모)인 5억원에 공급할 수 있다.

대규모 재건축 재개발, 공영토지가 많지 않으니까 수도권 시내 공실을 리모델링 해서 함께 공급하려고 한다. 400%인 용적률을 상당히 높여 수도권 도심에 초고층 아파트를 짓고 2030 및 40대 신혼부부에게 제공하려고 한다. 이런 ‘쿼터 아파트’에 1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3기 신도시는 예정대로 추진할 것인가.

△신도시가 늘어날수록 환경, 쓰레기, 치안 등 온갖 문제가 만들어진다. 젊은이들이 서울 도심 초고층 건물에 살도록 하면, 신도시 정책을 억제할 수 있다. 신도시에 들어가는 수많은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쿼터 아파트’에 대해 일부만 수혜를 받는 로또 아파트, 재정 부담, 재건축·재개발 갈등에 따른 공급 지연 우려가 있다.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공영토지가 제한돼 있고, 서울시 전체를 파헤쳐 재건축 재건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 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는 것을 억제할 필요성도 있다. 이를 위해 주식시장을 활성화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공매도를 폐지하고 증권거래세를 완화하는 등 주식시장으로 투자를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부동산 조세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할 것이다. 종부세는 이중과세로 위헌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5년 이상 실거주자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대폭 감면하겠다. 지금의 양도세는 이사를 막는 정책이기 때문에 수정돼야 한다.

-정부조직 개편도 추진할 생각인가.


△공무원 구조조정, 행정개혁을 할 것이다. 공무원 해외 외유가 많다. 연말만 되면 아스팔트를 뒤엎는다. 공무원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지자체 도·시·군·구·읍·면·동 체제는 일제 강점기 때 도입된 낡은 제도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통폐합해야 한다.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를,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를 합치면 고위직 자릿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를 통해 아낀 예산을 국가경제를 살리고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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