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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9일(현지시간) 장중 1.174%까지 급락한 후 1.18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월 11일(1.167%) 이후 5개월만에 1.2%를 하회한 것이다. 지난 달말 1.5%대에 비해서도 단기간 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 금리 하락에 우리나라 10년물 국채 금리도 20일 1.893%로 2월 25일(1.88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일단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8일로 끝난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2만6000명으로 한 달 전의 확진자 수인 1만1000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백신을 맞았어도 마스크를 쓰라는 권고가 나오는 등 과거처럼 경제 봉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짐 폴슨 로이홀드 그룹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전체가 심각한 경기 침체가 다가오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마스크 의무 부활이 경제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0%에서 6.5%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에 장단기 금리차는 축소되며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되고 있다. 미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3월말 1.58%포인트까지 벌어졌으나 19일엔 1%포인트 아래로 축소됐다. 우리나라 역시 같은 흐름이다. 3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0.48%포인트로 작년 7월 30일(0.482%) 이후 가장 좁은 금리차를 보였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경기 성장 둔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10년물 금리 하락이 일시적인 수급에 따른 영향이란 해석도 나온다. 연초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 국채 금리가 1.7%대로 급등, 즉 국채 가격이 폭락하자 가격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순매도 포지션으로 급하게 갈아탔는데 최근엔 반대로 국채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도 포지션이 급하게 매수 포지션으로 전환(숏커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16일로 끝나는 지난 주 10년 만기 국채 선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순매수 포지션이 5만5987계약으로 전주 순매도 포지션(2만5593계약 순매도)에서 전환했다. 미 국채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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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가 어떤 요인에 의해서 하락하는 것이든 단기적으론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톰 디갈로마 씨포트글로벌홀딩스 이사는 “10년물 금리가 1.13%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0.988%까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을엔 다시 국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게 거론된다. 지금의 하락세는 일시적인 수급 요인에 의한 부분이 더 크다는 해석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콧 렌 웰스파고 글로벌 수석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올해 약 7% 강한 성장을 한 후 내년에도 약 5% 성장할 것”이라며 “이에 비해 10년물 금리가 너무 낮다. 올해말까지 약 2%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10년물 금리가 1.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짐 캐런 모건스탠리 글로벌 매크로 전략책임자는 “금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고 믿는다”며 “금리 하락이 경제에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