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 인천 서구 모 아파트에서 입주민의 재산인 관리비를 지키려던 관리사무소장이 입주자대표회장이 휘두른 흉기에 살해당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유가족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국회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합동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유가족과 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가해자 엄벌 촉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제도 개선 방안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탄원문을 낭독하고, 삭발식, 대국민 성명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유가족 대표와 협회 관계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실을 방문해 제도 개선 촉구안 등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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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실로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규탄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개선 사항으로는 ▲사태 진상 규명·조사를 통한 가해자 엄벌과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가중처벌 규정 즉각 마련 ▲‘이경숙법’ 제정 ▲관리사무소장 최소임기제 및 공공관리사무소장제도 도입과 필수 관리기구 조직편제 기준안 마련 ▲부당간섭 금지제도 강화 ▲정부·지자체 관리업무 지도감독을 위한 별도 독립 부서 신설 및 관리전문가 확충을 위한 예산 확대 편성 등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뒤이어 공동주택법률학회도 최근 관련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공동주택 관리 분야 분쟁을 중점적으로 다뤄온 변호사들로 구성된 공동주택법률학회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분노하는 것만으로는 갑질의 사각지대에 놓인 공동주택관리 업무 종사자들의 현주소가 바뀌지 않는다”며 “이제야말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관리 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당간섭과 갑질의 관행을 완전히 종식시켜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학회는 문제 해결 방안으로 ‘진상조사단’ 설치 및 운영을 제안했습니다. 진상조사단 구축을 통해 사건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과 경위 파악, 피해자가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는지, 받을 수 없었다면 어떤 문제점과 어려움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의 단초가 될 것이란 설명입니다.
‘백서’ 작성 및 배포가 필요하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기록한 백서는 사건이 발생하는 매커니즘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및 매뉴얼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관리사무소장 등 공동주택관리 업무 종사자들의 위상 정상화가 절실하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관리사무소장은 공동주택을 원활하게 관리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주택관리의 전문가로서 함부로 부리는 아랫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공동주택관리의 전문가라는 본래의 위상을 제대로 정립할 수 있도록 꾸준한 교육과 여론의 환기가 필요하다는 게 학회의 입장입니다.
이 밖에 학회는 공동주택관리 업무 종사자들의 제대로 된 위상 정립, 갑질ㆍ횡포ㆍ부당간섭 방지의 실효성 확보에 방점을 두고 있는 ‘주택관리사법’의 조속한 제정 촉구를 비롯, 공동주택관리 업무 종사자들의 근본적인 처우 개선을 위해 꾸준한 실태조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관련 연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학회는 “공동주택관리 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및 부당 처우 예방을 위한 연구, 법률학교 개설을 통한 교육 이외에도 피해자 법률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유족들에게 필요한 법률상담 및 민·형사상 조치 등 법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공동주택에서 일어나는 불법·부당한 일들을 좌시하지 않고 바로잡아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