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이야기]한국인에 많은 위암, 습관만 고쳐도 예방 가능

장재영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등록 2020-10-17 오전 7:24:38

    수정 2020-10-17 오전 7:24:38

[장재영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국내에서 매년 약 3만명씩 발생하는 위암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암일 것이다. 그만큼 발병률이 높고, 치료방법도 많이 발전했다.

우리나라의 조기 위암 완치율은 95% 이상이다. 그만큼 위암 치료의 성공이 조기 발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개 무증상으로 검진을 받다가 발견되
장재영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조기 발견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위암은 지속적인 음주나 흡연, 짜고 자극적인 음식, 발암물질이 포함된 음식 섭취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모든 위암의 71~95%에서 확인될 정도로 위암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도 큰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처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의 유병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제균 치료가 위암을 예방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만,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심하게 진행되면 제균을 해도 염증의 호전이 없기 때문에 예방 효과가 적다. 따라서 위암 호발 국가에서는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으로 진행하기 전의 젊은 연령에서 제균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5대 암 검진사업을 통해 4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의 위암이 어느 정도 병기가 진행된 후 발견되었다면 최근에는 조기 위암 형태로 진단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암의 70%가 조기 위암으로 신속한 치료로 인해 생존률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1980년대 초까지 조기 위암의 치료는 외과적 수술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근래 조기 위암에 대한 수술 자료를 토대로 림프절 전이의 위험인자가 알려지고, 내시경 기기의 개선과 내시경 시술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조기 위암의 치료법으로 내시경 치료법이 확립됐었다.

위암의 내시경 절제술은 위를 보존하고 병변만을 제거해 치료 후 삶의 질에 변화가 없다. 시술 시간도 짧고, 회복이 빨라 입원기간과 비용이 줄고, 합병증이나 사망률이 수술에 비해 낮아 시술 빈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위가 보존되다 보니 다른 부위에서 암이 다시 생길 수 있다. 위암 내시경 절제술의 약 10%에서 위의 다른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기에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받아 재발한 위암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에 제균 적응증이 확대되어 헬리코박터 감염률을 줄이고, 검진 내시경의 확대로 조기 위암의 발견이 증가하고 각 병기별로 치료법이 개선되면 위암의 발생을 줄이고 치료 및 사망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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