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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빅4(삼일, 삼정, 안진, 한영) 중 한 곳에서 성과가 입증된 만큼, 청년·여성 회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익명성에 기댄 소통으로는 실제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화가 한 가지 주제로 모이지 않고, 인상 비평에 가까운 이야기가 반복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함께 공약한 ‘청년회원 및 여성회원의 회무 참여 지속적 확대 및 예산지원 강화와 처우개선 노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해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한 청년 회계사는 “익명 라이브채팅은 ‘쇼잉’(보여주기)에 그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차라리 한공회 대의원에 20·30세대 몫, 여성 몫을 늘려 발언권을 키우는 게 현실적”이라고 역제안했다.
로이어스 카드의 경우 결제기능은 없이 제휴 기관에 변호사회 회원 확인용으로 활용된다. 제휴 기관은 건강검진센터 15곳, 호텔 28곳, 연회장 3곳, 피트니스·골프 8곳 등이다. 복지성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후보는 5명 중 황 후보가 유일하다. 실제 회계사들 반응은 엇갈린다. “회비를 내기만 하다 혜택으로 돌려준다니 신선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굳이 거창한 공약으로 삼을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
교수 출신 다운 연구 기능 강화 방안도 이채롭다는 평가다. 황 후보는 “법제연구원을 둔 변호사회, 한국조세연구소를 둔 세무사회, 한국부동산연구원을 둔 감정평가사협회처럼 독자적인 연구소를 갖고 직역 확대 및 회원 권익 향상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며 “한공회 산하에 회계 분야 연구를 전담하는 기관이 없다 보니 현안에 대한 해외 사례 수집기능이 약하고 대처가 늦어서 타당한 정책대안을 적시에 당국에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원로 회계사는 “회계연구원 설립은 오랜 숙원이지만, 늘 우선순위에서 밀린 감이 있었는데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니 환영한다”고 했다. 반면 “이미 한공회 내 연구본부가 있고 분기마다 ‘회계·세무와 감사 연구’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되는 논문들을 발표하고 있다”며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느냐 마느냐 차이에 불과하다”는 반박도 있다.
이 밖에 기호 1번 채이배 후보는 “정부의 각종 위원회 참여 등 회계사의 공적 활동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회계사가 국회·지방의회 예산심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기호 3번 최종만 후보는 “현재 8년인 손해배상책임 제척기간을 조정하겠다”며 “일반 상행위 제척기간이 5년인 것을 감안하면 회계사들에게 너무 오랫동안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했다.
기호 4번 김영식 후보는 이례적으로 세무사의 직역침해 시도 절대 저지, 변호사의 세무 대리·시장 침해를 위한 세무사법 개정 저지 등을 직접 언급했다. 연결기준 내부회계 관리제도 감사 조기 시행처럼 기업 측이 반발하는 내용도 정견서에 분명히 담았다. ‘불도저’란 이미지를 십분 활용해 회계 개혁을 견인한 최중경 현 회장과 같이 전투력 있는 후보임을 드러내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관전평이 나온다.
한 30대 회계사는 “최 회장 이후 강단 있는 리더십을 바라는 이들이 많다는 여론을 읽은 듯하다”며 “특히 응집력이 강하고 똘똘 뭉치는 세무사회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표현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또 다른 회계사는 “공약보다 중요한 건 이를 이행할 추진력이 있느냐다. 그런 의지가 있는지 남은 선거운동 기간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회계 개혁이 마무리지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나무를 보기보다는 숲을 보려 한다”거나 “공통적으로 내세운 회비 절감과 같은 공약보다 회비를 낸 만큼 일하는 한공회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등과 같은 목소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