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이 필요해`…코로나19 수혜주 `커피 펀드`

커피 현물 가격 한달새 10% 남짓 상승
사회적 거리두기 집안에서 커피 수요 증가했으나
커피 최대 수출국 브라질 코로나19로 공급 차질
장기로 보면 악재…"커피값 변수많아 자산 분산해야"
  • 등록 2020-04-22 오전 4:20:00

    수정 2020-04-22 오전 4:2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수혜분야로 ‘커피’가 주목받고 있다. 락다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커피를 가정에서 자체 소비하는 인구가 늘어난 데 비해 공급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커피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엔 ‘커피 펀드’가 코로나19에 따른 틈새시장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수요늘고 공급줄자 커피값↑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커피 현물 가격(1파운드당)은 전날 113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 102센트 저점을 기점으로 약 한달 새 10.7% 가량 가격이 뛰었다. 이런 영향으로 커피 펀드의 수익률이 우상향 추세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iPath Series B Bloomberg Coffee Subindex Total Return’ 상장지수채권(ETN) 가격은 지난 15일 36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17일 연저점(31.3달러) 대비 15% 상승했다.

커피 값 상승 1차 원인으로 수요 증가가 꼽힌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자 가정 내에서 커피를 찾는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바깥에서 즐기던 커피를 안에서 즐기는 차원을 넘어서, 카페인 섭취 욕구가 커진 것도 영향을 줬다. 전염병에 대한 불안과 초조를 달래는 차원에 커피를 내리는 인구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최근 한달간 커피 그라인더를 생산하는 네스코사(社)의 주가가 14.9% 상승한 게 눈에 띈다. 미국 증시의 상승세와 같은 흐름을 탄 것이지만, 가정용 커피 로스터기 매출 상승 기대감이 주가를 떠받친 것으로 월가는 분석하고 있다.

커피 수출량이 줄어든 것도 가격에 영향을 줬다. 세계커피협회(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의 지난달 보고서를 보면, 지난 2월을 기준으로 최근 5개월 동안 전세계 아라비카 원두의 수출량은 3186만백(bags)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감소했다. 일반 커피 원두로 치는 로버스타 수출량은 같은 기간 전년보다 4.8% 증가한 1910만백이었지만, 고급으로 분류돼 값이 비싼 아라비카 커피의 수출량이 감소한 게 영향이 컸다.

코로나 19가 공급량을 좌우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 최대의 커피 수출국 브라질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커피 수출량은 전년동기에 비해 24.3% 급감했다. 통상 아라비카 원두 재배는 연초, 로버스타 원두 수확은 매해 3월이 각각 주기다. 그런데 코로나 19 발병과 확산이 이 기간과 겹쳤다. 코로나 19로 브라질 국내 노동시장이 경직하고, 국경ㅓ 간 이동이 통제돼 외부에서 노동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브라질 커피 산지는 산악 지역에 분포해 있어서 일정 부분은 인간의 노동을 빌려 재배와 수확을 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수확과 재배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그동안 커피가격이 우하향 곡선을 그려온 것도 원인이다.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최근 2년 동안 141.8달러에서 전날 113.6달러까지 하락했다. 가격이 내려가자 주요 생산국이 공급을 줄여왔는데, 최근 커피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치솟은 측면도 있다.

장기로 보면 커피값 악재

코로나 19로 커피가격이 무한정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개인 소비가 늘어나도 기업의 판매량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커피 산업에 긍정적인 요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ICO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세계 커피 수요량이 0.9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전보다 6.3% 포인트 내린 -3%로 최근 수정해서 제시했다.

다만 코로나 19를 계기로 커피 가격 등락을 좇는 투자는 리스크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원자재 가격의 특성상 방향성을 뚜렷하게 잡아가기 어려운 영향이다. 최근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금융투자상품의 가격이 춤을 춘 것과 비슷하다. 자산운용사에서 원자재를 사고파는 매니저는 “원자재 가운데 커피와 같은 곡물 가격은 수요와 공급 외에도 기후와 선물 등 갖가지 변수를 고려해서 정해진다”며 “일반 투자자가 자산을 집중해서 투자하기보다 헤지 수단으로 삼는 것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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