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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경보가 내려진 종목(주식워런트증권 제외)은 1254개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3805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시장경보 종목은 192개, 건수로는 315건을 기록한 데 비해 각각 무려 553%, 1108% 증가한 수치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에서 392개, 코스닥시장에서 862개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상장 기업의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경우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불공정 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시장경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가 상승 기간과 상승률에 따라 투자주의 종목, 투자경고 종목, 투자위험 종목으로 총 3단계로 구분해 지정한다.
투자주의 종목은 지정 요건이 엄격하지 않으며 거래에 제약을 받진 않는다. 말 그대로 주가가 갑자기 급등해 투자할 때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그에 비해 투자경고 종목은 해당 종목을 매수할 경우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하고 신용융자로 해당 종목을 살 수 없는 등 실질적인 거래 제약이 따른다. 투자위험 종목은 투자경고에 해당되는 제약과 함께 거래가 1일간 정지되는 등 강력한 조치가 취해진다.
올해 시장경보가 5배 이상 늘어난 것은 투자주의 종목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투자주의 종목 153개에 비해 약 7배 늘어난 1183개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투자 경고는 38개에서 65개로 약 1.7배 늘고 투자위험 종목은 1개에서 6개로 6배 늘어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들이 대거 매수하는 등으로 폭락장 이후 급등한 종목이 많아 1단계에 해당하는 투자주의 조치가 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코로나19 테마주…“상승 원인 명확해도 주의 필요”
주가 변동성이 가장 심한 등급인 투자위험 종목은 대부분 코로나19 관련주다. 올 한해 투자위험 조치를 받은 종목은 코스피에선 신풍제약(019170) 1곳과 코스닥에선 진매트릭스(109820), 멕아이씨에스(058110), 수젠텍(253840), 랩지노믹스(084650), 제낙스(065620) 등 5개다. 이중 연초 투자위험 조치를 받은 제낙스만 철강선 제조업체로 코로나19와 무관하다.
진매트릭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 ‘네오플렉스 COVID-19’를 이탈리아 등에 수출한다. 수젠텍도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를 지난달 말부터 수출하기 시작했다. 랩지노믹스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아르메니아 등 3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멕아이씨에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공호흡기 사용 승인을 받은 곳으로 알려진 회사다.
2단계인 시장경보 조치를 받은 종목에는 마스크, 세정, 방역과 관련된 종목이 나타난다. 진원생명과학(011000)과 깨끗한나라(004540), 국제약품(002720), 백광산업(001340), 오공(045060), 모나리자(012690)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밖에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들이나 유가 관련 주들도 시장경보 조치를 받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테마주인 남선알미늄(008350)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테마주인 한창제지(009460) 모두 투자주의를 받았다. 국제 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석유 도매업체인 흥구석유(024060)도 투자주의와 투자경고를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급등 혹은 급락하는 종목을 우선 추리고 그 안에서 어떠한 종류의 테마주가 득세하고 있는지 등을 살피는 방법으로 시장경보 종목들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시장경보를 받았다고 해서 비합리적인 투자로 몰 수는 없지만 단기간 급등한 종목은 그만큼 폭락할 위험이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이한 매매 경향을 보이는 종목들을 골라내고 다음 단계에서 주가 변동폭을 보는 식으로 시장경보 제도를 운영 중이다”며 “이들은 대부분 코로나19 테마주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수출 계약을 맺거나 하는 등 실체가 있지만, 그렇다고 현재 높은 주가가 합당한가에 대해선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