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英유조선 억류"…미국 "동맹들과 협력"

혁명수비대 "英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 국제법 위반…나포"
미국 "유조선 억류 인지하고 있다…'해로운 행동'에 맞설 것"
  • 등록 2019-07-20 오전 6:04:59

    수정 2019-07-20 오전 6:04:59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이란 혁명수비대(IRG)가 19일(현지시간) 영국 유조선을 억류했다. 앞서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지난 4일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억류한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전날(19일) 미군의 이란 무인정찰기(드런) 격추 사건에 이어 이틀 연속 이란과 서방 간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중동의 화약고’로 불리는 걸프 해역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봉착한 형국이다.

혁명수비대는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가 국제 해양법을 위반했다고 호르모즈간 주(州)가 혁명수비대 해군으로 통보함에 따라 이날 오후 7시30분께 이란 해안으로 이 유조선을 게슘섬으로 유도해 정박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이 유조선을 해사 당국으로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선주인 해운사 스테나벌크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공해를 항해 중인 스테나 임페로호에 미확인 소형 쾌속정들과 헬리콥터 1대가 스테나 임페로호에 접근했다”며 “이란을 향해 가는 스테나 임페로호와 현재 교신할 수 없다”고 이미 억류됐음을 시사했다.

영국 선적의 이 유조선은 이날 정오께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푸자이라항을 떠나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주바일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 유조선엔 선원 23명이 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는 “긴급히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 중이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이번 억류 사태는 보름전 지브롤터의 이란 유조선 억류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란 측은 자국 유조선 억류에 맞서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영국 상선을 ‘보복성 억류’하겠다고 경고해왔기 때문이다. 위기감을 느낀 영국도 자국 상선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구축함 3척을 걸프 해역에 급파한 바 있다. 이날 지브롤터 법원도 긴급히 지난 5일 억류한 이란 유조선의 억류 기간을 앞으로 30일 더 연장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의 영국 유조선 억류에 대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개럿 마키스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며 “미국은 이란의 ‘해로운 행동’에 맞서 우리의 안보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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