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장 드라마 방불케 하는 ‘클럽 게이트’

  • 등록 2019-03-13 오전 6:00:00

    수정 2019-03-13 오전 6:00:00

고객에 대한 폭행 시비를 둘러싸고 시작된 버닝썬클럽 사태가 아레나클럽으로 번지면서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마약투약과 탈세의혹에 성접대 논란까지 제기된다. 경찰과의 유착 논란도 빠지지 않는다. 등장인물도 인기 아이돌 스타에서 가수, 방송인으로까지 확대되는 중이다. 마치 텔레비전 드라마를 시청하는 듯한 느낌이다. 적나라한 내용으로 따진다면 이런 막장 드라마도 없을 법하다. 밀실마다 질퍽한 술자리가 벌어지는 대형 클럽에서 공생하는 연예계의 속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실태가 몇몇 클럽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대부분 대형 클럽의 화장실에서 마약 흔적이 발견되고 있으며 노골적인 성추행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아이돌 멤버의 해외투자자 성접대 의혹까지 불거졌으니 사회적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찰이 즉각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니만큼 조만간 전모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의혹의 당사자가 전격 은퇴를 선언하고 조만간 현역으로 입대한다고 하지만 그것으로 끝날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이제 이 사건은 또 다른 불법촬영 성관계 영상물의 유포 사실까지 확인됨으로써 일반인들의 관심을 극도로 고조시키고 있다. 피해 여성만 해도 열 명이 넘는 데다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카톡방에 문제의 영상물이 여러 차례나 올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중에는 “처음 만난 여성과 성관계를 갖는 데 성공했다”며 자랑삼아 소개하는 글도 함께 올랐다고 하니, 가히 엽기 수준이다. 연예인들 사이에 비슷한 사례가 드물지 않다는 정황을 말해준다. 이런 사람들이 텔레비전 화면을 주름잡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때마침 검찰은 어제 ‘장자연 사건’의 증인인 동료배우 윤지오씨를 불러 사건이 발생한 10년 전 상황에 대한 진술을 들었다. 장씨가 성접대와 관련해 수치심을 느낀 나머지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나 아직 가해자들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사건으로 사회적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일부 연예인들의 카톡방에서는 성관계 얘기가 무용담처럼 나돌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프기만 하다. 이번 ‘클럽 게이트’를 계기로 연예계의 단호한 자정 노력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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