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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의료기기 유통전문기업인 메디튤립글로벌을 설립한 손승완 대표는 9일 “의료현장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국산 의료기기 제품 자체 경쟁력은 충분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메디튤립글로벌은 신생기업이지만 이를 이끄는 손 대표는 메디튤립글로벌을 창업하기 전까지 수술용 로봇 대명사인 ‘다빈치’ 제조사인 인튜이티브서지컬 한국지사장을 지냈다. 그 이전에는 삼성메디슨 전략기획팀장, 스트라이커 한국 및 동남아 마케팅 디렉터 등을 역임했다. 20년 가까이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의 변화를 최일선에서 경험한 셈이다.
손 대표는 인튜이티브서지컬 한국지사장 시절, 한국을 다빈치를 활용한 수술의 글로벌 교육 허브로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본사로부터 로봇수술 훈련센터인 ‘수술혁신센터’ 설립에 1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손 대표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매출만 따지면 한국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하지만 로봇수술에 대한 한국 의료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본사에 강하게 어필, 투자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유통전문기업은 국내에서 흔치 않다. 손 대표는 “대부분 산업이 제조사와 유통사가 역할을 분담하는데 의료기기산업은 전문 유통사가 없어 제조사가 유통까지 담당한다”며 “이럴 경우 제조사 직판 역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국가·지역별로 시간과 비용의 효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의료기기는 제품 판매 못지않게 사후관리(AS) 등 유지보수가 관건이다. 메디튤립글로벌 입장에서는 AS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유지보수 자체를 사업의 한 부분으로 키울 계획”이라며 “서비스는 비용과 부채가 아니라 그 자체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매출을 낼 수 있는 사업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기업은 제품 설계 단계에서 서비스 사업성을 고려해 제품을 개발한다”며 “다빈치도 매출 중 20%를 유지보수 서비스에서 일으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