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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 2015년만 해도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3개사의 점유율(총 15.2%)은 다 합쳐도 삼성전자(22.2%)에 못 미쳤다. 하지만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중국 스마트폰 3사의 점유율이 25.2%로 올라서고, 그 대신 삼성전자 점유율이 19.2%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중국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 밑으로 떨어졌고, 인도에선 1위 자리를 내줬다.
웨어러블·가상현실 등 개척해야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던 ICT산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 당국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은 중국 업체들이 LCD와 스마트폰, 가전, 통신기기 등에서 우리의 1위 자리를 빼앗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우리나라가 경쟁 우위에 있는 분야에서도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2017년 기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AICBM) 수준에서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1년 가까이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컨퍼런스센터에서 주최한 ‘ICT산업의 현주소와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국 ICT산업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특히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적 연구개발(R&D)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연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산업정책실장은 “지금 우리나라가 대형과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를 독점하곤 있지만 중국 업체의 신규 투자가 OLED에 집중돼있어 경쟁하기가 만만찮다”며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모바일·태블릿 시장보다 웨어러블, 가상현실(VR), 자동차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처간 경계 허문 패키지형 지원책 절실
그는 또 중국이 LCD TV 국산화율 80%를 세운 사례를 소개하며 “중국이 무서운 이유는 어떻게든 목표를 달성해 나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신산업연구실장은 “기업 홀로 기초·원천기술부터 상용화까지 자금·시간적 면에서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에서 기초·원천기술 개발을 중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유망 기업 육성·지원, 부처 간 경계를 허문 패키지형 종합지원책 등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ICT 산업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지만, 최근엔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디스플레이는 8년간의 시장점유율 1위를 중국업체에 내줬으며, 휴대폰도 국가별 점유율에서 중국에게 역전 당했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도 중국의 공급확대에 따른 경기부침 심화 가능성으로 경쟁력 지속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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