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둔 친구의 요즘 제일 큰 걱정은 바로 아기도,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아닌, 바로 ‘집’이다. 주택 매입은 가격의 높은 벽만 느끼고 포기했고, 임대주택 역시 입주 경쟁률에 밀려 떨어졌다.
고민하는 친구에게 최근 나라가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행복주택은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권해봤다. 그러나 친구의 대답은 단호했다. 집이 너무 작아서 도저히 아이를 키울 수 없단 것이다.
실제 신혼부부용 행복주택은 전용면적 36~45㎡ 규모로 공급하도록 정해져 있지만 실질적으로 공급되는 행복주택을 보면 전용 40㎡ 미만이 대부분이다. 올해 1차 공급계획이 잡힌 전국 총 4214곳 중 전용면적 40㎡ 이상인 곳은 서울 구로구 천왕동 천왕2지구 행복주택 33가구가 전부다.
다행히 최근 정부가 신혼부부용 주택을 전용 40㎡ 이상으로 공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늦게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더욱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국고보조금 지급 구조를 바꾸고 최소한의 주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행복주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