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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증명서는 이를 발급하고 보증해주는 기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용장은 금융기관에서, 진료기록은 병원에서, 졸업장은 해당 대학에서 사실임을 확인해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절차와 과정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담과 불편을 없애줄 기술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바로 참여자 모두가 정보를 공유하고 확인함으로써 사실상 변조자체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이다.
2008년, 전 세계의 금융 산업이 붕괴되었을 때,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무명의 개발자는 P2P(Peer-to-Peer) 방식의 새로운 전자결제시스템 ‘블록체인’을 구상했다. 비트코인이라 불리는 암호 화폐를 사용하며, 공신력을 갖는 제3자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도 분산계산방식의 프로토콜을 통해 이용자들이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개념을 채용한 것이었다.
비트코인이라는 한정된 기능으로 반신반의하던 ‘블록체인’ 기술을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지정된 조건이 일치될 경우에만 계약을 이행하는 스마트 콘트랙트 기능 ‘이더리움’이 탑재된 이후다. 현존하는 많은 정보시스템이 중앙집권적인 관리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구조인데 반해,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관리형인데다 수평적 계약확인 관계를 통해 저렴하고 빠르며 안전성까지 겸비하여 다양한 정보유통모델의 개발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활용성이 높은 ‘블록체인’ 기술은 빠르게 인터넷기반 경제와 지능정보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나갈 전망이다. 인터넷 최초의 사용자 중심 신뢰 프로토콜인 ‘블록체인’은 기존의 인터넷환경이 해결하지 못했던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에 기여하며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관계와 룰(Rule)을 보다 직접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하게 바꿔나가게 될 것이다. 특히, 중간 중재자(Mediator)가 없는 참여자간의 직접적이고 수평적인 관계로 구축되는 ‘블록체인’ 플랫폼들은 개방성, 가치지향, 분권화, 글로벌 참여를 현실화시키며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과 산업구조의 폐쇄성과 권위주의적 의사결정과정까지도 혁신적으로 바꿔나가게 될 것이다.
이제라도 ‘블록체인’과 같이 우리사회를 새로운 신뢰 구조로 이끌어줄 ‘기술’을 어떻게 앞서 활용하고 경쟁력 있게 키워낼 것인지 지혜와 힘을 함께 모아보자.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