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매매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포도시철도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서울 도심 접근성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신도시 개발이 올해로 6년차를 맞으며 각종 인프라(사회기반시설)도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한강신도시 운양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드문드문 빈집이 눈에 띄었지만 요즘은 불 꺼진 아파트를 찾아볼 수 없다”며 “직접 거주할 집을 찾는 실수요자가 계속 유입되고 있어 매매시장 분위기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잇단 교통 호재…주택 매입 수요 늘어
지난 3일 찾은 김포 한강신도시 운양사거리. 김포도시철도 운양역이 들어설 이곳 일대에는 지하철 건설과 주변 상가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김포도시철도는 1조 5086억원을 들여 김포 고촌읍에서 출발해 한강신도시를 가로질러 공항철도와 지하철 5·9호선 환승역 김포공항역까지 잇는다. 철도가 개통하면 한강신도시에서 김포공항까지 28분대에 도달할 수 있으며, 광화문·서울역·강남까지 접근성도 한층 좋아진다. 김은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다른 신도시의 경우 경전철이나 GTX역 건설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곳도 많은데 한강신도시는 철도 공사가 이미 마무리 단계이고 개통도 내년으로 성큼 다가왔다”며 “서울 도심 접근성이 생명인 수도권 신도시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라고 말했다.
도시 기반시설이 이미 잘 갖춰진 것도 장점이다. 2011년 6월부터 한강신도시 조성이 시작됐던 만큼 학교와 병원, 보건소, 대형 마트, 영화관 등이 잘 구비돼 있다. 모담산 근린공원이나 한강 야생조류생태공원 등도 가까워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장기동의 K공인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전세금으로 이곳 새 아파트를 살 수 있어 신혼부부나 아이가 어린 가정이 매입 의사를 많이 타진한다”며 “자연환경이 좋고 병원도 많아 은퇴한 노부부들도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미분양 줄고 아파트값도 상승세
국토부에 따르면 2015년 말 2708가구에 달했던 김포시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연말 270가구로 대폭 줄었다. 2014년 5월 분양을 시작한 김포 한강신도시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는 역대 최대 미분양 단지로 불리기도 했다. 3481가구 규모의 대단지였지만 1~2순위 청약에 80여명만 청약을 할 정도였고 완판까지 6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분양 물량은 모두 소진됐고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입주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B㎡형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는 3억 6500만~3억 7000만원 선으로 분양 당시보다 1500만~2000만원 올랐다. 정부가 지난해 청약 자격 및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 등을 담아 발표한 11·3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매매시장이 살아나자 건설사들도 연초부터 신규 물량을 내놓고 있다. GS건설은 이달 운양동과 마산동 일대에 첫 단독주택 단지 ‘자이 더 빌리지’ 525가구(전용면적 85㎡)를 분양한다. 다음 달에는 금성백조가 뉴스테이 사업지 중 최대 규모인 ‘김포 한강 예미지’ 1770가구를 공급한다. 호반건설은 장기동 일대에서 ‘김포 한강 호반베르디움6차’ 696가구를 상반기 중 분양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김포지역 일대에서 앞으로 공급될 주택 물량이 많다 해도 한강신도시 인근 고양이나 인천 서구에 직장을 둔 실거주자들도 꾸준히 찾고 있어 향후 집값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김포도시철도까지 개통되면 한강신도시가 경기 서부권을 대표하는 신흥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