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목소리 나는 '키덜트'...성인돼도 아이 목소리 날수 있어

변성기 때 발성습관 잘못이 원인 일수 도 있어
  • 등록 2016-05-14 오전 6:56:52

    수정 2016-05-14 오전 6:56:5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성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목소리가 여성 같아서 학창시절 내내 놀림 받았으며 사회생활도 불편했다는 것. 실제로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 목소리가 나 스트레스를 받는 사례가 많은데, 이 경우 변성발성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요즘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일컬어 ‘키덜트’라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변성발성장애라고 볼 수 있는 이 증상은 성인기의 후두나 성대를 가진 상태지만 인위적으로 아이 목소리를 내는 기능적 발성장애다. 가장 큰 원인은 사춘기 때 나타나는 변성기의 목소리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고 잘못된 발성을 지속했을 때 나타난다.

안철민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성별이나 나이에 맞지 않는 목소리는 개성이 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대인 관계나 사회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라며 “특히 억지 발성을 계속하다간 2차 음성질환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별· 나이에 맞지 않는 목소리… 잘못된 발성습관이 원인

변성발성장애가 생기면 남성이 여성의 목소리를 내고 나이에 맞지 않게 가늘고 높은 목소리가 나게 된다. 사춘기 때 나타나는 변성기 목소리 변화에 거부감을 느껴 변성기 이전의 발성을 유지하려다 보니 발성습관이 잘못 들여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보통 음의 높낮이는 성대 근육의 두께와 길이, 긴장도 및 유연성 조절에 따라 달라지는데, 변성발성장애는 바뀐 성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변성기 이전처럼 근육을 사용해 발성하다 보니 달라진 성대 근육에 맞는 음의 높낮이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다. 이와 더불어 사춘기 이후 성대 점막에 이상이 생기거나 후두의 발육 부진 등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성조숙증의 영향으로 또래에 비해 굵고 낮은 목소리가 나는 것이 두려워 억지로 비슷한 목소리를 내려다 잘못된 발성습관이 생기기도 한다.

◇ 변성발성장애, 치료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

변성발성장애의 가장 큰 문제는 심리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쉽다는 것이다. 성별이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 때문에 스스로 위축되고 나서서 말하기 꺼려하면서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할 수 있다. 또 이런 목소리는 성인기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불어 변성발성장애 때문에 억지발성을 하게 되면 성대에 무리를 줘 성대 근육을 긴장하게 만드는데,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연축성 발성장애나 근긴장성 발성장애 등과 같은 2차 음성 질환으로 이어질 확률도 크다.

만약 변성기가 지났을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목소리가 높거나 얇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 받는 것이 좋다. 변성발성장애는 대부분 잘못된 발성습관이 원인이므로 음성언어치료와 같은 훈련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으며, 증상의 정도에 따라 보톡스를 주입 주사 시술을 병행하면 더욱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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