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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시간은 흘러가지만 추억은 우리의 가슴에 머물러 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1994·1988’ 시리즈는 우리를 향수의 세계로 이끈다. 과거를 추억하는 장소·물건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 풍경이다. 정겹던 소극장은 자본의 논리에 설 자리를 잃었고 서울의 대표적인 거리풍경이던 노량진육교는 지난 10월 철거됐다. 근대화의 상징 ‘서울역 고가도로’ 역시 최근 질긴 수명을 다했다. 공중전화, 지하철역 떡볶이 등 일상의 익숙했던 물건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사라진 마니아 아지트 ‘씨네코드 선재·창고극장’
서울 북촌의 작은 영화관 ‘씨네코드 선재’는 한국 예술영화관의 산 역사다. 1995년 문을 연 예술영화전용관 동숭시네마테크를 전신으로 한다. 씨네코드 선재를 운영해온 영화사 진진은 지난 11월 말 경영악화를 이유로 폐관을 결정했다. 40년 만에 폐관한 명동의 삼일로 창고극장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초의 민간 설립극장인 창고극장은 1975년 개관 이후 국내 소극장 운동의 본거지였다. 배우 추송웅의 모노드라마 ‘빠알간 피터의 고백’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재정난으로 폐관과 재계관을 거듭하던 창고극장은 결국 지난 10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대학로의 터줏대감이던 28년 역사의 ‘대학로극장’도 지난 3월 폐관했다.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했다. 정재진 극단 대학로극장 대표는 “이대로 가면 가난한 소극장은 살아남을 수 없다”며 “유흥가로 변한 대학로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대부분 문을 닫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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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 묻은 약속장소 ‘리치몬드제과점·종로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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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생·재수생 애환 ‘노량진역 앞 육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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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어디로 갔지 ‘그 많던 공중전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지천이었던 공중전화는 이젠 귀한 물건이 됐다. 실제 전국 공중전화는 급속히 감소해 KT자회사인 KT링커스에 따르면 1999년 15만여대를 정점으로 2015년 12월 현재 절반 이하인 7만대로 줄었다. 박성휴 KT링커스 상무는 “관공서·군부대·복지시설이나 학교 인근, 대로변에 공익적인 이유로 공중전화를 설치해 두고 있다”면서 “다만 치안·방범기능을 갖춘 안심부스나 금융편의 제공을 위한 현금자동인출기(ATM)로 변신하는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서민먹거리인 떡볶이와 어묵도 지하철역사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 메트로가 역사 내 판매금지 품목에 떡볶이와 어묵을 추가했기 때문.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과 출·퇴근 직장인에게 인기만점이던 먹거리가 음식냄새와 화재위험성을 염려하는 민원에 의해 밀려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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