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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최근 국내 음반시장에 이변이 일어났다. 쇼팽의 피아노곡을 담은 클래식 음반이 전체 판매순위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선주문만 5만장을 받은 음반은 다름 아닌 ‘2015 쇼팽피아노콩쿠르 실황앨범’이다. 지난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국제쇼팽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조성진(21)의 연주음반이다. 조성진의 우승을 계기로 콩쿠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프랑스어 ‘콩쿠르’(concours)는 음악·미술·영화 등의 분야에서 실력을 겨루는 경연대회란 뜻. 특히 클래식 분야에선 일반명사처럼 쓰인다. 하지만 사전적인 의미보다 클래식 연주자에게 콩쿠르는 실력을 공증받는 일종의 ‘성인식’이자 부와 명성을 얻는 티켓이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가 없는 클래식계에서 대형 국제콩쿠르에 출전해 수상하는 일은 미래를 향한 ‘보증수표’를 확보하는 가장 빠른 길로 통한다. 명예와 상금은 물론 음반 취입과 순회공연 등의 부상도 많다.
조성진이 여러 콩쿠르에 출전한 이유 중 하나는 각 콩쿠르마다 수준과 권위에 차이가 있어서다. 현재 세계 3대 콩쿠르로는 쇼팽피아노콩쿠르와 차이콥스키콩쿠르와 퀸엘리자베스콩쿠르가 꼽힌다. 특히 피아노부문에선 5년마다 한차례씩 열리는 쇼팽피아노콩쿠르가 가장 권위있는 대회다. 조성진은 바로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프리미엄이 컸다. 세계 3대 콩쿠르에서 우승한 연주자가 다른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관례다. 이미 세계 정상급 연주자 반열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국내서 열리는 클래식 콩쿠르는 주로 학생과 신인 연주자의 등용문 역할을 한다. 가장 유서가 깊은 대회는 1952년에 시작한 이화경향콩쿠르. 한국클래식 1세대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신수정,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김남윤·강동석, 첼리스트 정명화 등이 학창시절 이화경향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촉망받았다. 이외에도 동아콩쿠르, 중앙콩쿠르 등이 4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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