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역대 첫 자유경선` 대통령에 에셉시 유력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 새 대통령에 에셉시
4년만에 민선 대통령에..이슬람위협-경제개혁 숙제
  • 등록 2014-12-22 오전 6:36:00

    수정 2014-12-22 오후 2:54:35

베지 카이드 에셉시 튀니지 대통령 당선자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2011년 `아랍의 봄(Arab Spring)`의 발원지였던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세속주의 성향의 원로 정치인인 베지 카이드 에셉시(88)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졌다.

21일(현지시간) 오후 6시 대선 결선투표 마감 직후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시그마 콘세일이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에셉시 후보는 55.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조사기관의 출구조사에서도 에셉시 후보는 54~55%의 득표율로 예상됐다.

이번주 88세 생일을 맞는 에셉시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자신이 경쟁 후보인 몬세프 마르주키(67) 후보를 물리쳤다고 현지 TV 방송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이 승리를 튀니지의 희생자들에게 바친다”며 “마르주키에게도 감사하며 이제 우리는 어느 누구도 배척하지 말고 함께 일을 해야 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에셉시 후보 선거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도 “에셉시가 승리했다”며 “표 차이에서 에셉시의 우세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에셉시 후보측이 이처럼 승리를 공식 선언하자 수도 튀니스에서는 그의 지지자 수백명이 “베지 대통령”을 외치며 튀니지 국기를 흔들었다.

그러나 마르주키 측은 “승리 선언은 근거없는 얘기”라며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셉시 후보 승리가 최종 확정되면 그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 약 4년 만에 첫 민선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또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첫 자유 경선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된다. 앞서 지난달 23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도 에셉시 후보는 득표율 39.5%로 1위, 마르주키 후보가 33.4%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에셉시 후보는 세속주의 성향 정당 니다투니스(튀니지당) 지도자로 구정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험과 안정을 우선시하는 시민 사이에서 지지를 얻었다. 마르주키 후보는 `아랍의 봄` 여파로 공석이 된 대통령직을 임시로 수행했을 때 국정 운영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마르주키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돼 10월 총선에서는 니다투니스가 전체 217개 의석 중 정당별 최다인 85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옛 튀니지 정권 관료였던 에셉시 후보는 앞으로 이슬람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들의 군사적 위협을 잠재우고 경제 개혁과 높은 실업률 해소 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한편 이번 대선 결선 투표 결과는 이르면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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