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막말 파문'..막내린 흑자 신화

작년 175억 영업적자..IMF때도 이익 냈었는데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 등이 요인"
  • 등록 2014-02-22 오전 10:00:00

    수정 2014-02-23 오후 1:47:20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남양유업(003920)이 지난해 결국 적자를 봤다. 그 어렵던 IMF 외환위기 때도 흑자를 내면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영업직원의 막말 파문으로 상징되는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 후폭풍은 몹시도 매서웠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은 2012년보다 9.9% 줄어든 1조22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4억5600만원으로 적자를 냈고, 순손익도 전년 610억7200만원 흑자에서 455억4000만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남양유업은 국내 유제품 상위 사업자로 그간 안정적인 이익을 내왔던 게 사실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가장 오래된 1994년 208억3500만원의 영업이익을 필두로 어느 한 해도 영업적자를 낸 적이 없다.

IMF 외환위기가 몰아닥친 1997년에도 영업이익은 272억6400만원을 기록했고, 1998년에도 492억84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해에 따라 영업이익이 들쑥날쑥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에도 323억41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자랑했다. 순이익 역시 항상 흑자 행진였다. 다만 2008년 한 해 250억9500만원의 적자를 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흑자 신화도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라는 사건이 불거지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해 5월 젊은 영업직원이 나이 든 대리점주에게 물건을 받지 않는다며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남양유업의 어두운 측면이 공개됐다. 파문이 커지면서 불매운동까지 일어났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결국 남양유업은 100억원대의 과징금을 물었다.

남양유업은 적자와 관련,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 등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또 “원유 단가 인상 등으로 매출원가가 늘어난 측면도 반영됐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납부 등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 대리점 긴급 지원에 200억원을 지출한 것이 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 중 하나”라며 “올해는 대리점 등과의 적극적인 상생협력을 통해 정상화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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