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들 유동성 압박 '심각'

시황 침체 장기화..차입금 상환 능력 부족
올해도 수익성 향상 불투명..신용위험 지속
  • 등록 2013-02-05 오전 7:55:00

    수정 2013-02-05 오전 7:55:00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해운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대형 해운사들이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해운업계의 수익성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는 점점 불어나고 있어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전망이다.

4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진해운(117930)현대상선(011200) STX팬오션(028670)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 규모는 각각 1조원을 넘는다.

한진해운은 1조6767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상선과 STX팬오션은 각각 1조197억원, 1조413억원이었다. SK해운은 5096억원의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를 올해 안에 갚아야 한다.

자료: 한국기업평가(SK해운은 2분기 EBITDA)
여기에 금융비용과 투자지출을 감안하면 올해 해운사들의 소요자금은 더 늘어난다. 한진해운은 올해 차입금 상환과 금융비용으로 총 1조9970억원이 필요하며, 현대상선 1조3705억원, STX팬오션 1조2757억원, SK해운 5994억원 순이었다.

이런 차입금은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갚아내야 하지만, 해운사들의 능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현금창출력(EBITDA)은 2290억원으로 금융비용(3203억원) 조차 감당할 수 없었고, SK해운도 2분기까지 834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현대상선과 STX팬오션은 지난해 3분기까지 각각 마이너스 1742억원, 785억원의 EBITDA를 기록했다. 영업 수익보다 손실이 더욱 크다는 의미로 차입금 원금은 물론, 금융비용도 지불할 수 없는 상태였다.

올해 해운시황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운사들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 관계자는 “올해 유가와 운임지수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해운사의 영업수익성도 향상되긴 어렵다”며 “올해 소요자금을 영업현금으로 충당할 수 없고, 만기연장과 차환에 대한 부담도 지고 있어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신용평가사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해운시황 침체가 길어지면서 대체자금 조달 요건이 약화되는 등 부담요인이 크다”며 “올해 해운사들의 신용도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유동성 확보 계획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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