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식의 주식보기)시간과의 싸움

  • 등록 2003-02-10 오전 8:48:41

    수정 2003-02-10 오전 8:48:41

[edaily] 주식시장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안으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가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고, 밖으론 이라크 전쟁 가능성 역시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동안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오던 경기마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안전자산으로만 자금이 집중됨으로써 증시 수급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신정부 출범을 맞아 큼지막한 장이 한번 설 것이라는 꿈에 젖어 있던 투자자들에게는 정말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가혹한 현실이 전개되고 있다. 연초 경기흐름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 연초 경기흐름이 전체적으로 둔화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동행지수는 지난해 9월이후 증가세를 유지하지만 증가폭이 작고, 선행지수는 11월, 12월 두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수출용 원자재 수입 지표도 11월, 12월 두달 연속 감소해 그 동안 호조세를 보여오던 수출이 조만간 둔화될 조짐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웃나라 중국이 고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이 우리 수출실적을 위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미국경기 회복세 둔화와 전쟁위험으로 인한 고유가의 영향은 수출 회복세 지속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다. 내수 위축이 아직 진행형인 상황에서 수출회복세 마저 둔화되고 투자가 예상대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올해 경기흐름을 낙관하기 어려워진다. 기업실적 모멘텀 약화 추세 지속 경기흐름 둔화조짐과 함께 기업실적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우선,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SKT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올해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와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이 줄어들어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주요기업의 실적발표가 아직 많이 남아있으나 전체적 분위기는 4분기 수익이 당초 예상보다 나쁘고 그 여파가 올해에도 미칠 것이라는 쪽이다. 기업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이나 유가, 그리고 D램 가격 등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실적이 단시일 내에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가나 환율은 전쟁위험의 감소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전쟁위험이 감소해야 유가나 달러약세의 진정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전쟁위험이 줄어든다고 인식되기 전까지 기업실적 호전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D램가격 동향>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안전자산 선호현상 지난해 12월이후 주식에서 자금이 유출되어 채권시장으로 몰리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안전자산 선호 경향은 국내외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인데 시간적으로는 미국시장에서 먼저 관찰된 현상이다. 미국에서는 작년초 이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줄곧 이어지고 있다. 작년 한해동안 미국에서는 약 200억달러의 자금이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된 반면 채권형으로는 약 1300억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동안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집중 매도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도 미국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흘러들어간 경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해, 한동안 독자노선을 고집하던 국내 주가가 다시 미국주가의 흐름에 동조하는 현상이 재현되었다. <한국과 미국의 주가 동조화 재현> 최근엔 북핵문제가 고조되고 경기둔화 우려마저 제기됨으로써 국내시장에서도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성향이 분명해지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등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자금들이 채권으로 몰리면서 금리를 떨어뜨린 데 이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를 위해 자금운용을 단기화시키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부동화된 자금이 MMF를 비롯한 채권형 상품으로 몰리며 채권시장 활황이 이뤄지며 주식시장의 수급은 상대적으로 더 위축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대응방안 현재의 수급문제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쟁관련 불확실성 해소가 선결되어야 할 것 같다. 수급악화나 주가하락의 주요 원인이 전쟁위험 증가로 인한 기업 및 투자자의 위험회피 성향증가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쟁위험 감소를 확인하기까지 위험관리에 더 비중을 둬야 할 것 같다. 시간과의 싸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추세적 상승전환을 논하는 것은 이라크 전쟁위험 해소라는 필요조건이 충족되는 것을 확인하고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반면 단기간에 지수가 20%이상 급락한 점과 신정부 출범에 맞춰 모습을 드러낼 경제팀이 경제성장을 위해 기울일 노력 등을 고려하면 단기 반등이 시작될 조건도 상당 수준 성숙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낙폭과대 우량주나 실적호전 모멘텀이 유지되는 화학, 철강업종 우량주로 저가매수 전략도 구사해 볼 만하다. 중기 투자자라면 보유자금의 일부로는 저가매수를 시작해야 하겠지만 현금비중을 유지해 전쟁위험해소 과정을 확인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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