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주식시장은 옵션만기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인하 여부, 증권사 사장단의 청와대 간담회 등 굵직한 국내 변수들이 몰려있다. 전날 미국 나스닥시장이 한달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해 국내외 호악재가 혼재해 있는 모습이다.
우선 오늘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미국 나스닥시장이 시스코사의 실적부진여파로 전날 한달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나스닥 기술주의 실적발표가 이미 80% 이상 마무리된 만큼 실적에 의한 주가하락세는 조만간 일단락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장막판 반발매수세가 대거 유입하며 낙폭을 절반 가까이 줄인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국내에선 옵션만기일에 따른 지수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옵션만기와 관련해 1800~2000억원 가량의 프로그램매물이 출회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의 크기에 관계없이 현물시장에서 매수주체가 공백이라는 점에서 지수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장막판 지수변동에 대한 주의가 요망된다.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옵션만기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콜금리인하가 단행되지 않거나 예상치인 25bp이상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면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전날 장기채 수익률이 콜금리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금통위가 콜금리를 25bp 이상 인하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만약 콜금리인하폭이 25bp로 결정되면 충분히 예견된 만큼 대형 호재로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금리인하의지를 재차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금리인하 수혜주인 건설주와 증권주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편 오늘 오전에는 청와대에서 증권사 사장단의 간담회가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을 표명하는 수순으로 예상되나 예상외의 카드가 제시될 수도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우 10P, 나스닥 56P 하락 = 첨단기술주의 간판격인 시스코의 실적 부진 영향이 나스닥시장의 하락으로 이어졌으나 구경제의 다우지수는 상대적으로 소폭 하락에 머물렀다. 나스닥지수는 한달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일 뉴욕 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는 10.70포인트, 0.10% 하락한 1만946.72를, 나스닥시장의 나스닥지수는 56.67포인트, 2.13% 떨어진 2,607.82를 기록했다. 이중 나스닥지수는 한때 110포인트나 폭락한 2,554까지 주저앉았으나 막판에 하락폭을 절반정도 크게 줄였다.
나스닥시장에서는 네트워킹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반도체, 인터넷, 컴퓨터도 약세를 나타냈다. 전일 장마감 후 부진한 실적을 밝힌 시스코가 14% 폭락했고, JDS유니페이스가 6.4% 하락하는 등 네트워킹주식들이 대부분 급락하면서 아멕스 네트워킹지수가 5.73%나 떨어졌다.
또 시스코의 영향이 반도체에까지 미쳐 브로드컴, PMC시에라 등 관련 반도체회사들도 10%이상 급락했다. 인텔이 막판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0.18% 올랐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02%나 하락했다.인터넷도 약세로 밀렸으며 컴퓨터주식들도 약세를 면치못했다.
◇옵션만기 = 8일은 2월물 옵션 만기일이다. 전날 차익거래관련 물량이 약 1130억원 정도 출회되면서 현재 매수차익거래잔고는 2330억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중 합성선물관련 차익거래잔고와 과거 통계에 의거 추정된 차익거래청산 관련 물량, 비차익거래 청산관련 물량을 합하면 오늘 출회 가능한 프로그램매도 물량은 대략 1800~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금통위의 콜금리인하 가능성과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의지를 감안하면 이같은 규모의 프로그램매도로 인해 지수가 급락으로 이어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아직 외국인의 공백을 메울 유동성보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수의 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 콜금리인하 가능성 = 오늘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날 회의에선 대체로 25bp의 콜금리인하가 예상돼 왔다. 충분히 예견된 만큼 콜금리 인하가 증시의 대형호재로는 작용하긴 힘들 전망이다. 반대로 콜금리인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25bp 이상의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주식시장엔 큰 영향을 미칠수 있다.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그 폭에 관계없이 정부의 증시부양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금융완화정책을 지속적으로 밀어부쳐 국고채에 집중된 자금을 비우량채나 주식시장으로 흘러들도록 해 궁극적으로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킨다는 경제회생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이달말까지 4대 부분개혁이 마무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3월부터는 증시로의 자금이동을 어느정도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같은 유동성 보강을 바탕으로 기관과 개인들에 의한 증시의 2차 랠리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게 될 전망이다.
◇증권사 사장단 청와대 간담회 = 오전 11시부터는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증권사 사장단의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이날 간담회 내용이 주식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과 격려성 발언으로 채워진다면 크게 기대할 것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진 념 부총리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의 만남에서 " 벤처기업이 상반기중 조정을 거쳐 하반기부터는 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힌 점과 "주식시장의 장기수요창출에 전력하겠다"고 언질했다는 사실에 비춰, 모종의 카드가 제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