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의 ‘건강보험 재정추계 보고서’에 담긴 견해는 의료계 현실과 정부 정책 등에 비춰 볼 때 시사점이 적지 않다. 연구팀은 올해 7.09%인 건보료율이 현재의 법정 상한인 8.0%를 넘어 매년 2.09%씩 오른다고 가정했다. 보험료 수입의 14%에 달하는 수십 조원의 국고 지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데도 2042년 건보 재정적자가 81조원에 달하고 누적적자는 563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험료 인상이 2030년부터 중단되면 적자 규모는 더욱 커져 2042년 한 해에만 149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밑 빠진 독 신세다.
수입이 뻔하다면 지출 고삐를 조이는 게 마땅하다. 정부가 지나친 의료 쇼핑을 막기 위해 연간 외래진료 횟수가 365회를 초과하는 사람은 초과 외래진료에 대한 요양 급여비용 총액의 90%를 부담하도록 했지만 이런 대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건보 재정의 붕괴를 막고 값싸고 질좋은 의료시스템을 지켜낼 지출 통제 방안을 정부와 민간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결코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