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오는 11월 16일 치러질 2024학년도 수능에 응시할 반수생이 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수생은 대학 입학 뒤 학적을 유지한 채 대입에 재도전하는 재수생을 말한다. 교육계는 향후 의대 정원 증원 시 이러한 반수생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 평가가 실시된 지난 9월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효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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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 수능에 응시 예정인 반수생은 총 8만964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통상 대학에 입학한 상태인 반수생은 학기 중 치러지는 6월 모의평가에는 응시하지 못하게 된다. 종로학원은 이점을 감안해 2024학년도 수능에 지원한 재수생 수(17만7942명)에서 6월 모의평가 접수자(8만8300명)를 빼는 방식으로 반수생 규모를 추정했다.
그 결과 올해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약 9만명에 육박했다. 이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11학년도까지의 수치(6월 모평 접수자, 수능 접수자 중 재수생)를 모두 압도하는 것이다. 종로학원은 올해 반수생 수치가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대학 재학 중 반수를 택한 수험생은 1학기 휴학이 불가하기에 6월 모의평가에는 대체로 응시하지 못한다”며 “이를 감안해 추출한 반수생 규모가 평가원이 관련 수치를 공개한 2011학년도 이후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고 했다.
반수생이 급등한 데에는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킬러문항 배제로 수능에서 변수가 최소화됐다는 점이 학생들의 대학 재도전 수요를 부추긴 것이다.
반수생 증가는 대학 중도탈락(자퇴·미복학 등) 학생 증가로 이어진다. 반수로 대입에 재도전해 성공하면 원적 대학을 그만두기 때문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년 4년제 대학 중도탈락생은 총 9만7177명으로 서울 소재 대학(1만7117명)보단 지방 소재 대학(6만8053명)이 4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인문계열(3만8986명)보다는 자연계열(4만6489명)이 많았는데 이는 반수를 통해 의대 등에 재도전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성호 대표는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의대 등으로 반수를 통한 이탈이 많고 중하위권 대학에선 상위권 대학 일반학과로의 이동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으로 내년에는 반수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대표는 “향후 의대 모집정원 확대 요인 또한 이런 연쇄 이동 현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최근 5년간 대입 반수생 규모(자료: 종로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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