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와 1박, 70만원도 OK"…여행시장 큰손 '펫팸족'

고가 펫 숙박 시설 주말마다 '매진사례'
펫 관광, 일반여행의 5배도 지불 의사
반려견 동반 여행지, 매출 500% 성장도
향후 4조원 이상으로 커질 잠재력 갖춰
  • 등록 2023-06-30 오전 6:00:00

    수정 2023-06-30 오후 2:01:59

반려견 전용 수영장 (사진=반디빌리지 제공)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반려동물 동반 숙박시설인 경기도 가평의 반디빌리지는 7월과 8월 주말 객실 예약이 70% 가까이 찬 상태다. 강아지 전용 스파시설이 펫팸족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이용료가 70만원에 달하는 대형 객실부터 예약이 몰리고 있다. 1회 이상 투숙경험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 150만원짜리 회원권은 5회 숙박이 가능하다는 장점 등으로 100건 가까운 판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박선용 반디빌리지 대표는 “주말, 연휴 기간은 객실 예약이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반려동물과 함께 특별한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아지 위해서라면…반려동물 동반여행 수요 급증

애견 전용 펜션에서 뛰노는 반려견 (사진=반디빌리지 제공)
반려동물을 여행에 동반하는 ‘펫 관광’이 관광·여행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족(Pet+Family)’이 크게 증가하면서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약 602만 가구로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가구당 2인 거주 기준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약 1200만명으로 이들이 여행에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비율이 90%에 달한다는 추정도 있다.

반려동물 동반여행이 늘면서 펫팸족은 관광·여행시장에서 귀한 손님이 됐다. 전체 국내여행 중 반려동물 동반여행의 비중은 당일여행이 12.5%, 숙박여행이 5.5% 안팎으로 아직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일반 여행객에 비해 씀씀이도 크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동반여행객의 연간 지출규모는 당일여행 1조3960억원, 숙박여행 9187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2조3147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시장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호텔스닷컴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0%가 앞으로 반려동물 동반여행에 나설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반려동물 동반여행 경험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67% 외에도 동반여행을 즐기겠다는 신규 수요도 10%가 넘는다.

반려동물 동반여행 증가는 관련 여행상품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반려동물 동반 전문 여행사 펫츠고트래블의 이태규 대표는 “경기도 양평 딸기농장은 반려동물 동반여행 상품으로 매출이 500% 가까이 급증했다”며 “대관령 순수 양떼목장은 반려견을 풀어놓고 뛰어놀 수 있게 만들면서 방문객이 10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동반여행 수요가 늘면서 펫팸족을 위한 시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반려견 또는 반려묘 입장이 가능한 카페는 2019년 548개소에서 올해 629개소로 늘어났다. 2016년 70여 곳에 불과하던 반려동물 동반 호텔·펜션은 지난해는 894곳으로 12배 넘게 증가했다.

씀씀이 큰 펫팸족, 여행시장 큰손으로 부상

반려견과 함께 하는 딸기농장 체험 (사진=펫츠고트래블 제공)
업계에선 펫팸족이 일반 여행객보다 관련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가격저항이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반려견을 보유한 견주 2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당일여행 기준 29만9293원, 1박 숙박여행 기준 42만1833원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일부에선 일반 여행객 5명을 유치하는 것보다 반려동물 여행객을 1명 유치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말도 나온다.

김미성 경희대학교 관광산업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 지불의사 금액은 일반여행보다 5배 정도 높다”며 “지역에선 펫 관광 활성화를 통해 일반 여행보다 훨씬 더 큰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지자체도 펫 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처음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울산광역시와 태안군을 선정했다. 전국 지자체 공모를 통해 선정한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에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5억원씩(국비·지방비 각 2억5000만원), 4년간 총 20억원을 투입해 펫 관광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와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한다. 울산시와 태안군은 펫 관광 활성화를 통해 관련 분야 창업과 일자리를 늘어나는 동시에 지역 관광시장을 다각화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열린 ‘2023 펫 관광포럼’ (사진=김명상 기자)
펫 관광시장을 산업적 측면에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23일 국내 최초로 열린 ‘펫 관광 포럼’은 이러한 업계와 전문가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열린 ‘펫 관광 포럼’에선 반려동물 동반여행을 산업적 측면에서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김석 한국관광공사 지역콘텐츠실장은 “강원도 영월과 정선에서 진행한 댕댕 크레인을 비롯해 김포 아라뱃길의 댕댕 크루즈, 울릉도 등대 크루즈, 해남 댕댕이 캠핑 등의 행사를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최근 반려동물 동반여행의 인기를 지역관광 활성화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 민관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다 여행 중인 반려견과 견주 (한국관광공사 제공)
이날 포럼에서 대다수 전문가는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장이 단기간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같이 했다. 현재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장이 전략적인 활성화와 육성 노력에 따라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한 방안으로 숙박 등 인프라 구축과 대중의 인식 개선, 관련 산업 홍보 등을 제시했다.

윤유식 경희대학교 스마트관광원 교수는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장은 향후 4~5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 관광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만큼 긍정적인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육성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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