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부드러운 혹 만져진다면...표피낭종, 방치 시 감염 위험 높아

평소 증상 없지만...이차감염, 통증 등 유발
성형외과 전영우 교수, 재발 많아 간단한 수술로 제거해야
  • 등록 2022-11-22 오전 6:25:44

    수정 2022-11-22 오전 6:25:4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40대 직장인 한 모 씨는 몇 년 전부터 정수리 부위에 약 3cm 정도의 말랑말랑한 혹이 만져졌다. 혹 자체가 컸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고, 부드럽게 만져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가끔 머리를 머리를 만질 때 혹이 만져졌지만, 이내 잊고 지냈다.

그러던 중 최근 한 씨는 혹이 있는 부위 머리가 매우 아픈 편두통을 겪었다. 혹에서는 붉은 염증 물질도 배출됐다. 잠을 잘 때면 베개 닿는 부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쪽으로 누워서 자야했다. 진통제를 먹었지만, 통증을 사라지지 않았다. 한 씨는 빨갛게 부어오른 혹에 압박을 가해 짜기로 하고 직장 동료에게 부탁해 혹을 짰다. 통증이 가라앉기도 잠시. 혹의 붓기를 심해졌고, 염증 물질도 계속 배출됐다.

결국 한 씨는 대학 병원을 찾아 진료를 봤다. 진료 결과 혹의 정체는 ‘표피낭종’. 피부 아래 주머니 형태의 막 안에 각질과 부산물들이 모여 있는 일종의 낭종이다. 한 씨의 경우 모발피지모낭이 막힌 후 표피 세포가 진피 아래에서 자라 주머니를 만들고, 그 안에 각질세포의 부산물들이 채워진 형태였다.

진료 후 한 씨는 병변 부위의 염증 제거를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며 낭종의 크기를 줄여나갔다. 항생제 복용 일주일 후 부분 마취 하 최소 절개를 통해서 표피낭종을 제거하기로 했다. 수술은 약 20분에 걸쳐 성공적으로 끝나고, 현재 한 씨는 별다른 이상 없이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피부 아래 부드러운 혹같이 만져지는 표피낭종은 평소 무증상이지만, 쉽게 재발해 치료하는 게 좋다.

가천대 길병원 성형외과 전영우 교수는 표피낭종이 커질 경우 자연스럽게 터져 순간적으로 크기가 작아질 수 있으나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어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주로 목, 귀 뒤 등에 발생하는 표피낭종은 성인의 피부 아래 모든 부위에서 발생한다. 평소 증상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터져 염증 물질이 배출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크기가 작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진다.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이차감염이 이뤄지면 병변이 붓고 통증이 수반한다. 그럴 경우 자칫 봉와직염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이차감염이 이뤄지면 항생제를 복용해 염증 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염증 물질이 없어지면 병변의 크기가 작아지고, 외관 상 혹이 제거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병변 내 주머니가 남아있을 경우 언제든지 다시 재발할 수 있다. 완치를 위해서는 피부를 조그맣게 절개한 후 주머니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

전영우 교수는 “표피낭종은 방치 시 이차감염 등이 발생하고, 작아진 것 같아도 다시 자라는 경우가 많으므로 크기가 커지기 전 작을 때 수술을 받는 편이 좋다”며 “따라서 표피낭종이 발견되면 진료를 통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완치를 위해서는 부분 마취 하 수술이 이뤄지는데 수술 과정이나 끝난 후에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어 큰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은 약 20분 정도 소요되며 입원 없이 수술 당일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또 수술 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미관을 해치는 흉터 역시 최소화한다. 수술 후 떼어낸 표피낭종은 별도의 조직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확정한다.

전 교수는 “만약 표피낭종으로 염증이 심하다면 우선적으로 항생제 치료를 하고 크기를 줄여서 수술하게 된다”며 “하지만, 피부를 절개해야 하고, 부분 마취가 이뤄지는 만큼 전문 인력과 장비 등 충분한 인프라를 갖춘 의료기관에서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천대 길병원 성형외과 문혜광 전공의는 “표피낭종 제거 후에는 감염 예방을 위해 별도의 외래를 통해 환부를 관찰하고, 1~2 주일 지나면 대부분 상처가 아문다”며 “특별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수술이지만, 숙련된 전문 의료진과 상담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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