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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벤처투자시장은 역대급 활황기였다. 신규 투자금액이 2020년 4조 3045억원,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8.4% 증가한 7조 6802억원을 기록했다. 창업단계에서 투자한 기업들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벤처캐피털(VC) 투자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비대면 소비 증가로 성장이 가팔랐던 ICT와 바이오·의료, 유통·서비스 분야가 투자 규모 전체의 72%를 차지하며 VC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협회는 벤처투자업계 고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내 유니콘·데카콘 기업의 성장을 이끈 투자금에 해외자본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국내 벤처투자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을 올해 목표이자 차기 정부를 향한 건의사항으로 정했다. 김 부회장은 “성공 모델이 많아지면서 벤처투자와 창업이 선순환을 이뤘다.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 등 모태펀드는 출자자로서 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도 “이에 맞춰 민간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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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모태펀드 활성화도 핵심 과제다. 지금도 민간이 타 벤처펀드에 출자를 목적으로 하는 모태펀드 결성에 참여하고 있지만, 주체자가 아니라 출자자 중 일원에 그친다. 민간이 모태펀드 결성을 주도하도록, 정책적 촉매를 마련해달라는 것. 김 부회장은 “공공 모태펀드는 초기기업과 소재·부품·장비 업종 투자 등 정책성 중심 지원이 많아 세컨더리(구주 매입)펀드와 인수합병(M&A)펀드 등에 출자가 적었다. 자율성과 성과 중심 민간 모태펀드가 결성되면 정부 손길이 적은 분야도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 및 가치 확대를 위해 7년인 벤처펀드 존속 기간도 늘려달라고 제안했다. 펀드가 장기화하면 VC의 엑시트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공공 모태펀드가 장기펀드와 LP지분유동화펀드(LP 세컨더리펀드) 조성 등에 선도적 역할을 해준다면, 민간 출자자도 뒤따라 참여함으로써 원활한 중간 회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김 부회장은 기대했다.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와 관련해서는 VC가 독립 운영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힘쓴다는 계획이다. BDC는 일정 기간 내 거래소에 상장해야 하는 특수목적회사(SPC)로, 초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로, 올 상반기 도입될 예정이다. 다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상장 업무가 수반돼 증권사 개입이 불가피해, VC가 증권업계 종속되거나 핵심 포트폴리오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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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1993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전신인 공업진흥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7년간 중기부에서 창업벤처분야 소관 과장, 국장을 비롯해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 소상공인정책실장 등 요직을 맡으며 벤처 성장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해왔다. 지난 2020년 9월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에 취임하면서 지성배 회장과 함께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정책 및 제도 건의 등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