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nd SRE][Cover]⑤생존경쟁 두번째, ESG를 잡아라

32회 SRE 'ESG 경영 기대되는 그룹' 1위 SK…49.4% 몰표
"최태원 '딥체인지'…환경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까지 메스"
롯데, ESG 기대 낮아…"박봉·日 자본 의존 등 고정관념 영향"
  • 등록 2021-11-18 오전 6:29:15

    수정 2021-11-18 오전 6:29:1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의 화두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이 됐다. 글로벌 큰 손들이 기업들의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감, 지배구조를 보며 투자하겠다고 나서자 기업들은 일제히 ESG를 내세우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내로라 하는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이 중에서 SK(034730) 그룹의 ESG 행보가 채권 투자자 사이에서 기대감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회사채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의 ESG 행보에 대한 기대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32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ESG 경영을 내세운 주요 기업 중 실제 사회적 영향과 기대가 가장 큰 기업을 묻는 질문에 SK가 154명의 전문가로부터 76표(49.4%)를 받으며 1위를 기록했다. 과반에 가까운 성과다. 현대차(28표·18.2%), 삼성(25표·16.2%), 한화(000880)(9표·5.8%)가 그 뒤를 이었다.

SK는 32회 SRE에서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그룹, 위드 코로나시대 발전 가능성이 높은 그룹에서도 각각 111표(72.1%), 72표(46.8%)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ESG 경영에 대한 기대감이 큰 기업에서도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한 셈이다.

ESG는 최태원 SK회장이 2016년부터 주장하고 있는 ‘딥 체인지(Deep Change)’ 중 가장 중요한 토픽으로 SK그룹 8개사는 지난해 이미 한국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가입선언하며 환경(E)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또 2019년부터 주요 관계사의 사회적(S)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화해 측정하고 매년 발표해오고 있다. 지배구조 역시 올 6월부터 10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13개 관계사 사내·외 이사들과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을 열고 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방안을 토의하고 있다. SK그룹의 각 관계사 이사회는 앞으로 총수 등 경영진을 감시하거나 견제하는 수준을 넘어 CEO 후보추천 등 선임 단계부터 평가·보상까지 관여하는 것은 물론 시장의 요구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SRE 자문위원은 “일반 기업들의 경우, 환경에만 포커싱하는 경우가 많은데 SK는 ESG 전반에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M&A까지 어우러지면서 경쟁사들보다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호평했다.

현대차(005380) 역시 친환경 차량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만 해도 기존 내연차를 활용해 전기차를 만들었지만, 최근 들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내놓는 등 아예 환골탈태하는 모습이다. 또 2019년 4명에 불과했던 여성임원 수를 올해 4배 수준인 15명으로 늘리며 사회적 가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반면 ESG 경영을 내세운 기업 중 실제 사회적 영향과 기대가 가장 낮은 곳은 롯데가 꼽혔다. 롯데는 154명의 전문가들로부터 86표(55.8%)를 받았다. 2위 한화(18표·11.7%), 3위 포스코(15표·9.7%)와도 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그룹이 환경오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는 소비재 위주인 점을 감안하면 사회, 지배구조 부분에서 박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박봉’으로 악명이 높은데다 오너 일가를 비롯해 일본 자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심리적 편견과 지배구조에 대한 불안감도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의 ESG 홍보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롯데케미칼(011170)이 수소 산업에 집중하고, 롯데정밀화학(004000)은 국내 암모니아 시장을 70% 점유하는데도 이 같은 점을 크게 알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SRE 자문위원은 “롯데가 한 ESG 활동 중 임팩트 있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 없지만 그렇다고 롯데가 ESG에 반하는 일을 한 것도 크게 없다”면서 “기획력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2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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