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 진료]췌장. 담도암, 조기검진통한 조기치료가 유일한 해답

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발병 원인 뚜렷하지 않고 치료도 쉽지 않아 ... 수술법도 장단점이 있어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 등록 2021-07-17 오전 7:49:37

    수정 2021-07-17 오전 7:49:3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췌장·담도암 환자의 90% 이상이 진단 후 1년 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사전예방 및 조기 진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췌장과 담도는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 간과의 근접성이 높으며 몸 속 깊숙이 위치한 탓에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는 “췌장·담도암의 초기 증상으로 복통과 소화불량, 식욕부진으로 인한 체중감소가 나타날 수 있지만, 생활 속에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환자의 입장에서는 무(無) 증상과 다름없다”며 “췌장·담도 병변의 진단 및 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이라고 말했다.

해당 검사는 담도와 췌관의 입구인 십이지장 유두부까지 내시경을 넣은 후, 담도에 조영제를 주입해 방사선 촬영을 하는 방법으로 담도 및 췌장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다. 개복없이 결석, 암 등 질환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담석증, 담도협착 등의 치료까지 시행할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

동석호 교수는 “합병증 발생 위험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 중 가장 난이도가 높다보니 시술자의 능숙함과 전문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대장·위내시경처럼 병변을 직접 눈으로 관찰하는 것이 아닌, x-ray 영상만을 이용해 간접적인 방법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은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검사는 ‘스파이글래스 DS(SpyGlass DS)’라는 디지털 담도내시경이다. 고화질 카메라가 장착된 매우 얇은 내시경을 십이지장 유두부로 직접 삽입, 담도 내부를 선명한 영상으로 직접관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진단과 치료의 정확성과 범위를 높였다.

동 교수는 “췌장담도암의 약 80%는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돼 유일한 완치방법인 수술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진단은 곧 사망선고라는 말처럼,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위험요인으로 손꼽히는 흡연, 비만, 만성췌장·담도염, 가족력 등을 최소화하거나 관리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수술이 가능하다고 해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췌장·담도암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위치 특성상 집도의의 실력이 곧 치료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췌장암으로 인한 절제술은 췌장과 십이지장, 담관, 담낭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이를 다시 소장과 연결하는 등 정교함이 요구된다. 담도암 또한 마찬가지다. 즉, 수술의 안정성 확보와 합병증 최소화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는 “수술법은 우리가 흔히 아는 개복수술에서부터 복강경, 로봇수술까지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수술법마다 장·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우선순위와 여건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답”이라고 말했다.

복강경·로봇수술은 확대된 시야 속에서 최소한의 절개를 통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췌장담도암 수술에 있어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수술의 안정성과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출혈과 통증이 적어 개복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다.

박민수 교수는 “과거 행해진 개복수술은 심한 통증과 출혈, 느린 회복속도 등으로 환자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면 의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되기 시작했다”며 “수술의 성공률과 안전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수술로서 내·외과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과 함께 환자의 상태 및 나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췌담도암은 아직까지 뚜렷한 예방수칙이나 권고 검진기준이 없다. 즉,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진단은 곧 사망선고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진단과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일상생활에서 위험요인을 피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경희대병원은 최신 췌장·담도 진단 및 치료내시경실(ERCP)을 개소하여 운영 중에 있다. 엑스레이 방사선 노출량 최소화를 위해 환자의 체격에 따른 최적의 선량을 계산하며,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내시경 장비의 배치 변경이 자유로운 실링펜던트시스템을 적용해 시술팀·환자 모두의 편의성, 안정성 및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해당 시술 공간에서는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 뿐만 아니라 내시경초음파(EUS)를 통한 진단 및 중재시술, 스파이글래스 담도내시경 시술을 이동 없이 원스톱으로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좌측)와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우측)가 췌장암 환자의 치료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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