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순삭] 비만하면 구강건강 나빠질까?

  • 등록 2021-06-05 오전 7:48:49

    수정 2021-06-05 오전 7:48:4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비만이 현대인 건강의 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뚱뚱할수록 치아 건강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은 대중에게 아직 생소하다.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비만과 치아 건강은 의외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그 연결고리는 바로 염증성 물질인 사이토카인이다.

평소에는 몸의 면역체계 역할을 하는 사이토카인은 비만한 사람에게 과다 분비된다. 이럴 경우 전신 곳곳에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구강 내에선 잇몸 조직을 상하게 하거나 혈액 공급에 지장을 줘 치주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입증하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2017년 영산대 연구팀이 만 19세 이상 성인 4381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치주질환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비만인의 치주질환 유병률은 정상체중인보다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을 유발하는 식습관이 치아 건강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폭식이다. 비만클리닉 365mc 손보드리 원장은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식사 후 20분이 지나야 분비된다”며 “하지만 많은 양의 음식물을 빨리 먹는 식습관을 가지면 식후 포만감과 만족감이 떨어져 질긴 육류나 딱딱하고 건조한 음식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음식들은 소화를 위해 빠르고 강하게 씹어야 하므로 치아가 마모되거나, 치아 사이에 잔여물이 끼일 수 있어 충치를 유발 및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늦은 밤 먹는 야식도 치아 건강을 해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제니퍼 룬드그렌 박사팀이 덴마크에 거주하는 30~60세 남녀 2217명을 6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이들 중 야식을 꾸준히 섭취한 173명은 야식을 먹지 않은 사람보다 4개 이상의 치아가 더 많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밤에는 침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야식 섭취 직후에 양치를 하지 않고 잠이 들면 세균이 쉽게 번식하는 환경이 되고 그만큼 충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 밤 늦게 음식을 먹고 바로 잠이 들면 역류성 식도염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강한 산성의 위액이 역류하면 자칫 치아가 부식될 수 있다.

같은 이유로 거식증을 포함한 각종 식이장애도 치아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손보드리 대표원장은 “음식을 먹고 토하는 거식증을 앓고 있거나 폭식 후 죄책감에 일부러 구토를 할 경우 위산이 올라와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심하면 치아가 약해져 형태 자체가 변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릴수록 비만으로 인한 충치, 치주질환에 취약하다. 소아비만 환자가 즐겨 먹는 음료, 사탕 등에 들어있는 당류는 어린 아이의 약한 치아의 에나멜층을 부식시키고 충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비만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비만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면, 지방흡입이나 지방추출주사 등을 통해 지방 세포를 제거하는 것도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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