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대통령 지지율 30%의 법칙

  • 등록 2021-04-27 오전 6:00:00

    수정 2021-04-27 오전 6: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여 밖에 남지 않았다. 임기 5년차에 곧 접어드는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초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드라마틱한 변화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8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고공행진했다. 국정 농단과 탄핵 정국 속에서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다수 국민의 기대감을 한 몸에 모았다. 무엇을 하더라도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설명이 되었고 국민의 지지는 하늘을 치솟았다.

가장 좋았던 시기는 임기 2년 차인 2018년 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라는 성격으로 남북 화해와 교류의 이정표가 되었다. 북한의 주요 인사들이 연거푸 서울을 방문했고 파격적인 문화 교류를 통해 남북한 평화 시대의 이정표를 만들었다. 그해 4월 27일 문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 세계는 주목했고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지지율은 70%를 웃돌았다. 판문점 정상회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이 지방선거 하루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역사적인 북미간 만남을 통해 한반도 평화는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대통령 지지율은 고공행진 그 자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 선거에서 그야말로 압승했다. 보수 정당의 텃밭이었던 부산, 울산, 경남의 광역단체장은 모두 여당의 차지였다.

2020년은 더 극적이었다. 1월 20일 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코로나 확진자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대구와 경북은 확진자가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났고 특정 종교는 확진자 속출의 진원지였다. 신속하게 입국 금지를 결단하지 않은 정부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는 여당의 참패로 이어질 조짐이었다. 그러나 K 방역은 3월 말부터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과 남미는 수십 만명씩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지만 우리는 진정세로 돌아섰다.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는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외국 언론들은 앞 다투어 K 방역과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칭찬하기 바쁠 정도였다. 지난해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대로 올라섰다. 선거 결과는 안봐도 비디오였다. 여당은 압승했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완패했다. 대통령 지지율의 중요성은 선거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지난 재보궐 선거를 전후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주저앉았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4월 20~2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3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 95%신뢰수준±3.1%P 응답률18%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본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1%를 기록했다.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과 차기 정권 창출 관계를 분석해 보면 적어도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는 넘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할 때 양호한 편이었지만 최근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평균적인 수준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특히 ‘지지율 30%의 법칙’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권 유지에 매우 위태로운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분에 여당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승리를 차지했다. 지금은 정반대다. 낮은 대통령의 지지율 탓에 정권 교체를 염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여당 입장에 대통령 지지율은 ‘참고 사항’이 아니라 시나브로 ‘죽고 사는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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