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여 밖에 남지 않았다. 임기 5년차에 곧 접어드는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초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드라마틱한 변화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8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고공행진했다. 국정 농단과 탄핵 정국 속에서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다수 국민의 기대감을 한 몸에 모았다. 무엇을 하더라도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설명이 되었고 국민의 지지는 하늘을 치솟았다.
가장 좋았던 시기는 임기 2년 차인 2018년 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라는 성격으로 남북 화해와 교류의 이정표가 되었다. 북한의 주요 인사들이 연거푸 서울을 방문했고 파격적인 문화 교류를 통해 남북한 평화 시대의 이정표를 만들었다. 그해 4월 27일 문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 세계는 주목했고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지지율은 70%를 웃돌았다. 판문점 정상회담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이 지방선거 하루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역사적인 북미간 만남을 통해 한반도 평화는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대통령 지지율은 고공행진 그 자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 선거에서 그야말로 압승했다. 보수 정당의 텃밭이었던 부산, 울산, 경남의 광역단체장은 모두 여당의 차지였다.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과 차기 정권 창출 관계를 분석해 보면 적어도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는 넘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할 때 양호한 편이었지만 최근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평균적인 수준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특히 ‘지지율 30%의 법칙’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권 유지에 매우 위태로운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분에 여당은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승리를 차지했다. 지금은 정반대다. 낮은 대통령의 지지율 탓에 정권 교체를 염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여당 입장에 대통령 지지율은 ‘참고 사항’이 아니라 시나브로 ‘죽고 사는 문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