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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이 첫 선을 보인 모바일·온라인 신용대출 상품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대면 상품 특유의 신속하고 편리한 대출 절차에 더해 높은 한도까지 제공하면서 대출실적이 급속히 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주요 4대 은행의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는 1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카카오뱅크의 직장인신용대출 한도(1억5000만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장인의 경우 통상 자신의 연소득이 신용대출 한도인데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은 신용도에 따라 소득의 1.3배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전용 대출상품 ‘하나원큐신용대출’은 출시 45일만에 판매액 5000억원을 넘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상품은 본인 명의 휴대전화와 공인인증서로 불과 3분 안에 대출 한도와 금리 조회가 가능해 일명 ‘컵라면 대출’로도 불린다. 특히 우량고객 기준 2.548% 금리에 최대 2억 2000만원의 한도를 제공한다. 은행권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 중 한도가 가장 높다.
신한은행의 비대면 신용대출인 ‘쏠편한 직장인대출S’의 경우 한도는 최대 2억원이다. 은행이 선정한 기업에 1년 이상 재직 중이고 연환산소득이 2500만원인 직장인이 대상이다. 이 상품은 2018년 2월 모바일 앱 ‘쏠’(SOL) 출시 이후 지금까지 6만6000건 총 1조9000억원 판매됐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 18일 비대면 상품인 ‘직장인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를 기존 1억4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증액했다.
시중은행의 비대면 대출상품은 무방문·무서류로 대표되는 카뱅의 비대면 상품 인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은행 내부에서 비대면 신용대출의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도 한몫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도 증액 등을 통해 신용도가 높은 고소득자 등으로 고객을 넓히고 있다”며 “다만 신용대출은 대출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으로 기존에 주택담보대출 등이 있으면 금액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