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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에스모(073070) 대표는 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 20~30대 정도의 자율주행 버스 판매가 예상되고, 내년에는 세 자릿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나브야 263억원 투자…“대중교통 기반 자율주행 조기 상용화 기대”
자동차용 와이어링 하네스(각종 전기장치에 전원을 공급하고 신호를 전달하는 배선장치) 부품을 생산하는 에스모는 지난해 초 자회사 엔디엠을 설립하고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최근 자율주행 사업 확장을 위해 프랑스 나브야(NAVYA)가 발행한 2000만유로(약 26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는 “자율주행 관련 기술력을 가진 해외 유수의 업체들과 협력을 논의해왔다”며 “조기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중교통 기반의 자율주행 사업을 진행하는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해 나브야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나브야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상용화에 성공해 차량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재까지 전세계 20여개 국가에서 150대의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판매했다.
국내 지자체 연계 판매…日·中 파트너사 선정해 판매 돌입
자율주행 버스는 국내에서 우선 지자체와 연계해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 내 관광지나 산업단지의 셔틀버스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일본과 중국 등에서도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달 내로 일본과 중국의 현지 파트너사를 선정해 판매에 돌입할 것”이라며 “나브야는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 자회사와 협력해 도쿄의 공공도로에서 완전 자율주행 실험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율주행 버스의 사후 서비스(A/S)를 포함한 대당 가격은 4억~5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100대만 팔아도 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자율주행 택시(Autonom CAB) 서비스도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 지자체와 연계해 노약자의 차량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특정 지역 등을 대상으로 도입하겠다는 것.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대중교통 사각지대에 시범적으로 시행을 해 보려고 한다”며 “일본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 특수가 기대되고, 중국에서는 국가적으로 자율주행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자율주행 택시 사업은 일본과 중국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브야가 현재 테스트 중인 6인승 자율주행 택시 차량은 최고 단계인 레벨 5로, 운전대가 없는 무인차다. 현재 유럽, 미국, 호주에서 총 25대의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車 부품사업도 하반기 실적 개선…“주가 재평가 기대”
기존 사업 부문도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에스모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0.8% 감소한 150억원,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김 대표는 “주요 고객사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분파업을 진행한 여파로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면서도 “르노삼성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타결로 하반기 수주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전기차용 와이어링 하네스 부품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전기차 배터리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해 LG전자를 통해 GM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이전만 해도 전체 매출액의 1%도 차지하지 못했던 전기차용 부품 매출 비중은 올해 2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 사업 추진 기대로 지난해 6월 1만4000원에 육박했던 에스모의 주가는 현재 5000원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연초 대비로도 20% 넘게 빠졌다. 김 대표는 “그간 추진해왔던 자율주행 사업의 성과가 올 하반기부터 매출로 현실화되며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에 비하면 국내에서는 아직 자율주행 관련 사업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됐지만,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충분히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