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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환경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개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본 정 부사장의 판단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엔 대우조선해양 인수(M&A)라는 중책을 맡아 그룹 내 다방면에서 실적을 쌓고 있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맏아들이자 현대가(家) 오너 3세다.
4일 현대글로벌서비스에 따르면 최근들어 국내외 선주사들로부터 성공적인 업무 수행에 감탄했다는 내용의 감사 서한이 쇄도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선박에 친환경설비 설치가 시급한 상황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빠른 대처에 감사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아마존 빅토리호의 선주는 “우리 선박의 개조 공사와 해상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귀사의 긴밀한 협력과 열정적인 지원에 감탄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른 선주는 선박수리가 필요한 시기에 가까운 조선소를 연결해 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시해왔다는 후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부사장 주도로 2016년 11월 출범한 선박개조·유지보수 관리 전문기업이다. 정 부사장은 일감절벽에 시달리는 선박 신조(新造) 시장과 달리 친환경 선박 개조 분야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를 자원해 맡았다.
전망도 밝아 업계에서는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MO는 오는 9월부터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설치를 의무화한 가운데 2020년까지 선박용 연료의 황 함유량 기준을 3.5%에서 0.5%로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해운사들은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를 설치하는 동시에 현재 선박 연료로 쓰이는 벙커C유를 저유황유로 바꾸거나 스크러버를 장착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선사들이 비싼 가격 탓에 연료를 바꾸기 보다 스크러버 설치를 선호하고 있는 데다, 현재 스크러버를 단 배는 4~5%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스크러버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IMO의 환경기준 강화로 BWTS 설치 시장은 2024년까지 30조원, 스크러버 시장은 2020년까지 11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엔 대우조선해양 인수 성사라는 중책을 맡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을 팀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수 작업을 추진 중이다. 대우조선을 최종 인수하려면 노조 합의는 물론, 유럽을 포함한 중국 및 일본 등 30여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그룹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및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직함 외에 작년 연말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로도 임명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며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