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주로 노동력에 의존하는 저부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가사도우미와 간병도우미가 대표적이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 이후 뚜렷하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밖 급등하는 국제유가도 비용 측면에서 악재다. 일각에서는 수요 둔화가 여전한 가운데 공급 충격이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가사도우미료 두자릿수 상승
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중 가사도우미료는 전년 동월 대비 11.2% 상승했다. 가사도우미료는 특정 시간 가사일을 도와주는 파출부 등을 고용하는 비용이다. 가사도우미료가 급등한 건 올해 2월부터다. 그 전만해도 월 상승률은 2~3%대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올해 3월 11.0%로 전월(3.1%) 대비 7.9%포인트 오르더니, 8개월째 두자릿수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15년 전인 2003년 9월~2004년 8월 당시 1년간 두자릿수 오름 폭을 보였던 때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이례적이다.
이들 업종은 노동집약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본집약적 산업과 비교해 기술과 생산성이 낮으며, 상대적으로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주로 노동력에 의존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만큼 인건비 비중이 높다. 요즘 일부 서비스물가가 꿈틀대는 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이라는 진단이 많은 이유다. 내년 최저임금도 올해보다 10.9% 상승이 예정돼 있다. 내년 역시 최저임금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예기치 않은 국제유가 상승도 비용을 높이고 있다.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올해 외식물가 오름세가 감지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예컨대 지난달 된장찌개백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4% 올랐다. 2012년 2월(5.2%) 이후 6년8개월 만의 최고치다. 지난해만 해도 2%대 상승률이었으나, 올해 들어 3~4%대로 올랐다. 비빔밥 가격도 두 달 연속 4.0% 상승했다. 이 역시 거의 7년 만에 가장 높다.
이외에 설렁탕(4.7%) 갈비탕(6.1%) 삼계탕(3.0%) 해장국(4.4%) 칼국수(4.4%) 김밥(6.5%) 떡볶이(6.7%) 등 웬만한 음식들의 지난달 가격은 예년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외식품목 중 거의 유일하게 떨어지고 있는 건 학교급식비(-23.1%)뿐이다.
이는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demand-pull inflation)과 달리 총수요의 증가를 수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악재로 여겨진다.
<용어설명>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cost-push inflation)
원자재 가격, 임금, 세금, 금융비용, 유통비용, 부동산 임차료 등과 같이 재화 혹은 서비스에 투입된 생산요소의 비용 증가에 인해 물가가 오르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