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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그는 “거대한 부채의 탑에 쌓아올린 세계 경제는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10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에 따른 세계 경제 부실을 우려했다. 국내·외 증시도 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없다는 판단이다.
부채로 성장한 세계경제…“中 위기 확산, 대비해야”
김 교수는 중국 부채 문제를 최대 현안으로 지목했다. 그는 “향후 예상되는 세계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이 될 것”이라면서 “부채로 성장한 기업은 부실할 수밖에 없는 데 중국이 그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가 양적완화를 통해 자금을 풀었다. 당시 선진국은 정부 부채, 신흥국은 가계 부채가 대폭 늘었다. 중국의 경우 기업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66%까지 증가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돈을 풀어 소비하고 투자하는데 썼는데 이제는 여력이 없고 (중국)정부도 위기시 정책 수단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2008년 당시 진원지는 미국이었지만 다행히 중국 성장세가 세계 경제를 떠받쳤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부채로 위기에 봉착한 상황으로 기업 구조조정 등 어려운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하락세는 이 같은 부실 문제를 예고하는 신호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한은의 최대 목표는 금융안정인데 현재 물가는 정부 목표 2%에 못미치고 있다.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단순히 미국과의 금리차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금리를 올리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했다. 강달러 현상에 대해서도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작년 달러가치가 주요국 통화 대비 7%까지 떨어졌고, 연초에 3월까지 떨어지다가 최근 일시적으로 올랐다”며 “트럼프 정부 정책방향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키울 수 있는 구조로 달러는 추세적 하락기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기는 항상 기회를 만드는 법. 김 교수는 중국의 위기를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에서 금융투자 비중을 늘릴 시기가 오고 있다”며 “구조조정 등으로 자산가치가 떨어질 때 금융권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주식 등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증시 약세장이지만, 디스카운트 해소 될 것”
부채 증가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부실 우려는 증시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요소다. 이미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이면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교수는 “낙폭이 컸던 만큼 일시적으로는 반등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하락 추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 주주친화정책으로 인한 배당 확대,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지면 서서히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으로 봤다. 김 교수는 특히 국민연금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자산 거품이 꺼져가는 만큼 국민연금이 투자처를 잘 찾는게 정말 중요하다”며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 비중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전주로 옮겨 유능한 펀드매니저를 못 구하고, 운용 최고책임자(CIO) 자리를 1년 째 공석으로 두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대해 “방향은 맞지만 추진방법에 있어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 많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예로 들어 보면, 대책으로 3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정작 영세기업들은 4대보험 등 조건에 부담을 느껴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의 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에 있는 기업 대상 강의에 많이 나가는데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정부가 기를 너무 죽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과감하게 정책을 펼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과감히 기를 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익 교수는 △1959년생 △전남대 경제학과 졸업 △서강대 경제학 석사, 박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LG하우시스 사외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