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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2.2% 줄었는데 법인세 24.6% 증가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법인세 규모는 총 1조 169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전분기(9380억원) 대비 24.6%(2310억원) 증가했다. 오는 15일 발표될 예정인 국내 법인세의 비중은 중국 등 해외법인을 포함한 전체 법인세 중 약 98% 수준으로 예측된다. 또 2018년 한해 SK하이닉스가 국내에서 낼 법인세 규모는 4조 5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2조 7973억원)보다 6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의 이런 큰 폭의 법인세 증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과 함께 올해부터 과세표준 구간 3000억원 이상 초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상(22%→25%)’한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법정 법인세 최고세율 상승과 함께 법인세 감소 효과가 있는 이월세액 공제가 지난해 다 소진된 부분이 올 1분기 법인세 비용 증가에 가장 큰 원인”이라며 “조만간 발표될 국내 법인세 비용은 전분기와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稅 부담에 기술격차 유지 위한 투자 비용 감소 우려
문제는 법인세 부담 증가가 자칫 향후 투자 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SK하이닉스는 경쟁업체들과의 기술 격차 유지를 위해, 미세 공정 난이도가 높아질 수록 더 많은 시설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천과 청주 등 국내에 생산 거점을 가지고 있는 특성상 법인세 부담이 증가할 경우 투자비 감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초 주식 배당금 결정에서도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배당금이 주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주당 1000원으로 결정한 요인 중 하나로 법인세 증가를 꼽은 바 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장치 산업인 반도체 분야는 경기 변동성에 민감하고 매년 조(兆) 단위의 선행 투자를 지속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와 중국의 거센 추격 속에서 세금이 더 늘어난다면 사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