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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답보상태에 있던 서울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 도시정비사업이 하나둘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주택과 집창촌을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재개발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속속 진행되면서 재개발 구역 내 빌라는 지난 몇 달 새 수천만원씩 가격이 뛰었고 인근 아파트 집값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휘경2구역, 분양 완료하고 입주 공사 한창
부동산 업계와 각 조합에 따르면 이문·휘경 재정비촉진지구(이하 ‘이문·휘경뉴타운’) 내 조합들이 관리처분인가를 밟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101여만㎡)를 재개발하는 이문·휘경뉴타운은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주민들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번번이 사업이 지연되는 등 장기간 표류했다. 그랬던 이곳이 재개발사업을 통해 공원과 도로, 학교, 상업시설, 병원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춘 1만 2000여가구의 매머드 주거단지로 탈바꿈을 서두르고 있다.
이문1구역 조합은 지난해 말 조합원 총회를 열어 관리처분계획을 확정했다. 이곳은 이문동 257-42번지 일대(14만 4964㎡)로 한국외대와 맞닿아있는 다세대·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이다. 삼성물산은 이곳에다 지상 26층 이하 35개 동 아파트 2904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가가 당초 통보받았던 것보다 가구당 약 3000만~5000만원 가량 상승하면서 조합원 불만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두 차례나 설계가 변경되면서 시간을 많이 허비한 만큼 사업을 더 이상 지연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더 컸다”고 말했다. 관리처분계획 기준 3.3㎡당 평균 조합원 분양가는 1500만원 수준이다.
오랜 기간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상태로 답보하고 있던 이문4구역도 조합 설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추진위원장을 선출한 이문4구역은 오는 22일 조합설립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문·휘경뉴타운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일대 부동산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2015년 말 휘경2구역을 재개발해 369가구를 일반분양한 ‘휘경SK뷰’의 경우 계약일 이후에도 상당기간 미분양 가구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 아파트 분양권에는 현재 3000만원 가량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상태다.
개발 전에 부지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분가치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문3구역 내 다세대주택 시세는 대지지분 기준 3.3㎡당 2500만원 선으로 일년 전보다 3.3㎡당 500만원 이상 올랐다. 인근 I공인 관계자는 “올 봄 관리처분총회를 앞두고 다세대주택 등을 사려는 문의는 많으나 물건 자체가 워낙 없어 거래는 뜸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동대문 내 뉴타운은 평지 위에 조성되는 데다 과거 서울의 도심 역할을 했던 곳인 만큼 노후화된 인프라가 개선된다면 신흥 주거지로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것”이라며 “올해 주목할 만한 강북 재개발 핵심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전문팀장은 “주택시장 침체로 일반 분양가를 마구 올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추가분담금 등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