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도 예외 없다" 저축銀·카드사 고금리대출 장사 '여전'(종합)

현대·HK·웰컴 등 신용 1∼3등급에게도 연 20%대 고금리
  • 등록 2016-10-07 오전 6:00:00

    수정 2016-10-07 오전 6:00:00

[이데일리 문승관 노희준 기자] 회사원 김 모(38)씨는 급전이 필요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200만원을 찾았다.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살펴보니 현금서비스 금리는 연 18%에 달했다. 김씨는 연 9% 후반의 은행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 현금서비스를 갚았다.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들이 신용 1~3등급 고신용자들게도 연 10%가 넘는 고금리 대출장사를 여전히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에 조달비용은 낮아졌지만 고금리 대출 영업을 지속하면서 고신용자들에게도 폭리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 뺨치는 저축은행 대출금리

6일 저축은행중앙회의 공시자료를 종합한 결과 지난 8월말 현재 저축은행의 신용등급별 가계신용대출금리는 1~3등급의 경우 연 15~25%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신용 1~2등급에 적용하는 마이너스대출 금리는 연 2~5%수준이다. 최근 일부 은행에선 1%대 마이너스대출 금리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비싼 이자를 물리고 있는 셈이다.

신용 1등급 대출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현대저축은행으로 연 23.36%에 달했다. 2등급 연 24.37%, 3등급은 연 25.03%였다. HK 저축은행이 그 뒤를 이어 1등급 연 21.31%, 2등급 연 22.69%, 3등급 연 24.8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도 1등급에 연 16%대, 2~3등급은 연 19~22%대를 책정하고 있다.

연 20~28%대 고금리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비율은 현대저축은행이 97.96%에 달했고 HK저축은행 92.73%, 웰컴저축은행 88.98%, OK저축은행 88.63% 등으로 나타났다. 대형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돈놀이’를 하는 대부업체와 다를 바 없이 가계 신용대출에 법정 최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체 CSS(신용평가시스템)에 따라 금리를 산정하는데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아직 CSS시스템을 완전히 바꾸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금 조달금리가 10% 안팎인 대부업계와는 달리 저축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연 2%대 금리로 예금을 받아 대출 재원을 마련한다는 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연 1%가량의 예금 이자를 주고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과 10% 안팎의 금리로 돈을 조달하는 대부업에 똑같은 법정 최고금리를 적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업권별최고금리를 차등화해 저축은행의 최고금리를 끌어내려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고금리 장사 덕에 수익 1조 넘어

신용카드사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에 연 15% 안팎의 고금리를 책정하고 있다.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쳐 급전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고금리 부담 뿐 아니라 신용등급까지 떨어진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주요 9개 카드사의 신용등급별 현금서비스 금리는 1~3등급의 경우 평균 연 15%를 넘었다. 카드사별로는 SC은행의 카드사의 현금서비스가 18.38%에 달했고 우리카드 16.45%, 신한카드 15.77%, 롯데카드 15.11%, NH농협카드 15.03%, 삼성카드 14.90%, 현대카드 14.71% 등으로 나타났다. 카드론 금리 역시 우리카드와 NH농협카드를 제외하면 1~3등급의 경우 연 평균 12%대를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하에서 조달비용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고금리 대출을 유지한 결과 2분기(4∼6월) 카드 대출 수익 비율은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달비용 대비 카드 대출 순수익 비율이 166.47%로 지난해 같은기간(125.96%)보다 40.51%포인트 올랐다. 우리카드(200.9%)와 신한카드(200.6%)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지난해 1분기(1∼3월)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이후 계속해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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