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구 한화證 센터장 "브렉시트보단 신흥국 모멘텀에 주목할때"

[마켓리더에게 묻는다]<17>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피습 등 이슈로 반대 늘어날 것… 성사 가능성도 대비해야”
“선진국→이머징 재정정책 이동… 신사업 생산공장 세워질 것”
  • 등록 2016-06-21 오전 6:40:00

    수정 2016-06-21 오전 6:40:00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기자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사진=한화투자증권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가능성은 낮아졌다. 이제는 하반기에 나타날 신흥국(이머징)시장 모멘텀에 집중할 때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003530) 리서치센터장은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에 대해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국민투표가 끝난 뒤 주식시장은 그동안 하락한 만큼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증시에서는 하반기 재정부양정책을 시행하고 4차 산업혁명의 생산기지가 될 신흥국 중심으로 모멘텀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브렉시트, 투표율 관건… 찬성도 영향 제한적

김 센터장은 브렉시트의 성사 여부가 찬반 투표율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젊은층은 잔류를 원하는데 사회적 현상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투표에서는 탈퇴를 바라는 노년층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조 콕스 노동당 의원 피살과 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는 등 최근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젊은층까지 투표에 가담함으로써 결국 잔류 지지가 우세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사실상 투표율이 브렉시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는 얘기다.

다만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브렉시트 가결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런던시각으로 23일 오후 1시부터 투표율이 나오면 같은 날 오후 뉴욕증시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며 “브렉시트 가결시 미국은 사실상 크게 손해볼 것이 없어 오히려 호재로 해석될 소지도 있겠지만 아시아 증시는 당일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당분간 증시가 영향은 받겠지만 충격은 제한적이며 다른 국가들의 EU 탈퇴 등 도미노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G20 재정정책에서도 브렉시트 혼란이 커질수록 강력한 정책을 내자는 의견을 모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 EU보다 중요한 것은 유로 커런시를 쓰는 유로존으로 독일·프랑스 등이 유로존 지키기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신흥국 성장… 국내 증시 긍정적 영향

최근 2000선을 오가는 국내 증시 상황에 대해 김 센터장은 “선진국에서 금리 인하를 하지로 않기로 하고 미국이 금리 인상을 연기하면서 생긴 정책 공백기”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앞으로 이 공백기를 통해 신흥국에서는 재정정책을 활용함으로써 경제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선진국이 환율 전쟁을 벌이면 이머징 시장이 재정정책을 쓸 수가 없다”며 “미국이 금리 인상을 연기하면서 달러 강세를 막아 신흥국 통화가 안정을 찾아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금리를 낮추면서 재정정책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성장인 선진국보다는 재정정책을 확대할 신흥국 중심으로 모멘텀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일어나면서 신흥국에 폭스콘(아이폰 생산업체) 같은 대형 생산공장이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선진국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했지만 결국 산업을 키우는 것은 신흥국 시장”이라며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고 이때가 되면 폭스콘들이 들어오는 신흥국 시장 성장세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흥국 경기여건이 나아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효과로 작용해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2200~2300선을 나타낼 것으로 추정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을 하면 국내 증시에서 큰 영향을 받는 분야는 정보기술(IT) 하드웨어로 꼽았다. 그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개발이 됐고 이제는 물건을 만들기 위한 하드웨어에 관심이 모일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제품에는 칩이 빠질 수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005930) 등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진국이 금리를 더 낮추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금융시장 우려가 완화되면서 금융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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