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이런 통념이 퍼져 있다. 복권에 당첨되면 큰돈을 벌 수 있고, 먹고 살기 힘들 때면 복권을 통해 팍팍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매욕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다. 실제 복권 구매행태도 그럴까.
|
전 세계 복권 판매량은 세계경제가 호황이던 지난 2004년부터 2005까지 정체하거나 후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7년 이후에는 꾸준한 상승세를 탔다.
이런 경향은 국내 복권 판매에서도 나타난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도 복권 판매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제자리걸음을 하다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를 본격적으로 강타한 직후다. 이후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3% 안팎에서 둔화하는 장기 침체국면에 진입했다. 장기 불황과 복권 판매 증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특히 내수와 소비가 침체하면서 체감경기가 바닥까지 주저앉았던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액은 3조2571억원으로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이 판매액은 2004년(3조2984억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였다. 경기침체가 장기간으로 지속하자 복권에 기대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복권 판매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신형 복권의 등장이나 천문학적 당첨금 혹은 당첨자의 인생역전 얘기가 구매욕을 자극한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 올해 진행된 3차례 로또 추첨에서 회차 별 평균 판매액은 692억원으로 작년 1월 들어 3회차까지 진행된 평균 판매액(635억)과 비교해 9.1%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로또 광풍을 일으킨 파워볼 복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무려 15억달러(약 1조8582억원)의 총상금이 걸렸던 미국 파워볼 추첨에서는 당첨자가 3명 나왔다. 테네시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에서 각각 팔린 복권이 1등에 당첨됐다. 이들이 일시불로 수령하면 3억2780만달러(약 4063억원)을 수령해 바로 억만장자에 올라서게 된다. 당첨번호가 공개된 직후 테네시주 당첨자는 NBC-TV 아침방송에 출연해 행운의 주인공임을 밝혔고 한달여 후에 플로리다주 당첨자가 공개됐다. 마지막 당첨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테네시주 당첨자는 창고관리자, 피부과 병원 직원으로 일하는 평범한 부부였고 플로리다주 당첨자 역시 엔지니어였다. 이들은 대출을 갚고 차를 바꾸겠다는 소소한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