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빼는 인수자들…물류업체 매각戰도 `냉골`

로젠택배 ·대우로지스 등 매각 안갯속
양적 성장 이뤘지만 실속은 `글쎄`
“연내 새주인 찾기 어려울듯"…매물간 희비
  • 등록 2015-12-15 오전 6:25:00

    수정 2015-12-15 오전 6:25: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상반기까지만 해도 흥행 기대에 부풀었던 물류업체 인수합병(M&A)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3위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불발된데 이어 로젠택배와 대우로지스틱스 등 대형 물류업체들의 매각도 안갯속이다. 이들 물류업체의 새 주인 찾기가 연내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대주` 로젠택배 매각작업 `난항`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로젠택배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로젠택배의 매각가격은 3000억~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로젠택배는 KGB택배의 지분 72.2%도 보유하고 있어서 로젠택배를 인수하게 되는 기업은 두 물류업체를 한꺼번에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앞선 지난 5월 로젠택배는 KGB택배를 인수했다.

로젠택배는 소비자간 소비자(C2C)분야를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지난해 7.9%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국내 택배업계 1위인 CJ대한통운(000120)의 영업이익률이 3.7%, 현대로지스틱스 2.8%인 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여서 다른 업체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각전도 흥행이 예상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로젠택배 인수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택배업종의 불투명한 전망과 로젠택배가 다른 택배업체와 달리 대리점 주인이 본사와 계약을 맺고 있어서 다른 택배사와 달리 안정적인 네트워크 구축이 쉽지 않은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또 네트워크 보완 등으로 인수 비용 외에 추가로 신규 자금 투입이 필요한데다 과당 경쟁에 따른 운임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인수 후보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농협 등 유력 인수후보들이 참여해줄 것으로 믿고 무리하게 몸집을 키운 게 잘못된 판단”이라며 “로젠과 KGB택배는 영업구역이 중복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양적인 규모는 커질지 몰라도 과당경쟁 등으로 질적인 수익을 올리기가 더 어려워진 게 현실”이라며 “롯데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매각가격을 많이 낮추지 않는 한 성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농협은 일양로지스(택배)에 대한 실사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일양로지스를 인수하기보다 단순한 데이터 축적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우로지스·동부익스프레스도 안갯속

올들어 벌써 세 차례나 매각 일정을 늦춘 대우로지스틱스도 매각 성사여부가 불투명해지자 빠른 매각을 위해 경쟁 입찰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 6월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됐고 이 때문에 매각 일정을 8월로 연기했다. 이후 8월에는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영향으로 10월 이후로 본입찰을 미뤘고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길어지면서 본입찰을 실시하지 못했다.

앞서 적격인수 후보로 7개 기업이 선정되는 등 흥행을 예고했던 동부익스프레스 매각도 결국 무산됐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자회사인 인천항만(100%),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65%), 동부고속과 동부렌터카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도 11% 보유 중으로 다채널 유통망을 확보 중인 게 장점이다. 하지만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현대백화점과 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보니 물류업체들의 M&A가 당초 기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매각과 인수자측의 가격 차이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매물들 사이에서도 회사의 몸값과 경쟁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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