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키를 스포츠웨어 제국으로 만든 시초 역시 우연에서 시작됐다. 창립멤버였던 나이키의 빌 바우어만은 육상코치 출신으로 스파이크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밤낮을 고민하고 연구에 몰두했다. 수차례의 실패 끝에 일궈낸 성공은 출근길 아침 아내가 와플을 굽는 주방에서 완성됐다. 와플기계에 합성화학수지를 넣고 떼어낸 본은 마찰력과 활동성에 최고의 결과물을 가져다줬고 오늘날 나이키를 정상으로 세운 일등공신이 됐다.
. 평범한 주부 스테프니 메이어가 해리포터를 누른 트와일라잇을 쓴 계기는 ‘꿈’이었다. 꿈에서 뱀파이어와 달콤한 사랑의 대화를 나눴던 그녀는 일어나자마자 10페이지짜리 짧막한 스토리를 썼다. 이후 여름 내내 5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을 써 15곳의 출판사에 완성본을 보냈지만 모두 딱지를 맞았다. 다만 에이전트 매니저의 조수로부터 격려편지를 받았을 뿐이다. 그녀의 소설에 꽂힌 이 조수는 매니저에게 그녀를 억지로 만나보게 했다. 직접적인 담당자도 아니었던 어느 한 직원의 관심으로 소설은 출판에 성공했고 세계적인 히트를 쳤다.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는 <클릭 모먼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이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보통 엄청난 시장조사와 R&D(기술개발), 치열한 노력들이 이런 성공을 낳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런 개연성 없는 꿈, 결심, 일상 등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인생 역시 그러했다”고 소회를 풀어냈다.
“제 인생도 우연의 연속이었죠”
이 대표는 “현재의 자리에 오게 된 건 수 많은 우연의 결과였다”며 “어떤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시절 부동산 투자에 심취했지만 크게 실패해 많은 돈을 날리고 유학길을 떠나게 됐다. 그런 그가 뱅커의 길을 걷게 된 것도 우연의 연속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나는 뱅커가 되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배의 권유로 이력서를 제출했다. 동료들에 비해 학벌도 뒤쳐졌고 뱅커로서 특별한 준비도 없었던 내가 됐던 건 당시 씨티은행이 필요했던 인력이 파생상품 마케팅 담당자였기 때문이었다”며 “첫 직장은 그렇게 평소 내가 관심있게 했던 활동들과 씨티은행이 당시 필요가 만나 우연하게 이뤄졌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클릭 모먼트를 극대화하는 세가지 원칙
그렇다면 그런 클릭모먼트를 나에게 더욱 극대화하는 방법은 뭘까.
우선 예측가능한 경로를 배제하고 매일하던 것에서 다른 데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또 자기가 추구하는 바에 대해 열심히 사색하고 노력하고 모든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이 대표는 “모범적인 길만 걷고, 계획을 잘 세우고, 리서치를 잘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라며 “호기심이 많고, 모든 걸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 우연한 사건을 흘려보내지 않는 몰입과 사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다음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가장 중요한 건 일대일의 만남이다. 우리는 사람과의 만남에서 행복감이나 외경심, 흥분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 감정적 감흥이 일으켜질 때 일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두 개별적 개념이나 생각이 부딪히는 계기가 생기는 기회를 많이 만들라”며 “우연에 자기를 많이 노출 시키라”고 말했다. 예컨대 초대받지 않는 모임이나 컨퍼런스 등 예측하지 않은 경로를 밟으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모험의 횟수를 최대한 많이 늘리되 감당가능한 손실은 계산을 해보라는 조언이다. 즉 한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담지 말고 베팅의 규모를 감당 가능한 정도로 작게 나눠 가져가라는 것이다.
인재는 평범한 인생을 살지 않는다
이 대표는 우리사회의 청춘들에게 스팩 쌓기에 열중하는 것보다 다양한 간접경험을 하고 직관을 길러놓길 당부한다.
그는 “일에 따라서는 경험과 지식이 중요한 것도 있지만 분석을 잘하고 지식이 많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며 “분석보다 중요한 것이 직관이나 통찰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 문화, 철학 등 인문학이 그런 직관과 통찰력을 주는 가장 손쉬운 간접경험 방식”이라며 “자기계발서적을 멀리하고 소설, 철학, 심리학, 역사 등 넓은 독서를 하라”고 조언했다.
청년들의 창업투자 지원하는 엔젤투자자이기도 한 이 대표가 인재를 고르는 기준은 스팩이 아니다. 그는 “일단 평범한 사람은 물음표”라며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친구들은 상황대처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경민적 사고나 성향보다는 유목민적 성향을 가진, 그러나 무모하지 않으며 평소 사색과 노력을 많이한 이들이 진짜 인재라는 설명이다.
그는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은 조금 더 많은 기회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노력을 하고 외향적인 성향의 사람은 좀 더 많은 사색을 통해 깊이를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너무 진로를 미리 고민하지 않더라도 언젠간 기회는 찾아오게 마련이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 몰두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