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이날 0시30분께 시내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 당선은 세월호의 슬픔으로 근본의 변화를 요구한 시민 모두의 승리”라면서 “저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번 선거의 승리를 통해 차기 대선의 가장 유력한 야권 후보로 부상하며 정치적인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명박 전임 대통령이 3기 민선 서울시장 경력을 발판 삼아 대권에 도전해 청와대에 입성했던 전례가 있다.
재선 성공, 서울시정 큰 틀에서 변화 없어
박 시장은 2011년 10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부결로 자진사퇴하며 치러진 초유의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의 수장이 됐다. 박 시장은 보궐선거 출마 전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5% 안팎이었지만 안철수 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의 ‘양보’를 통해 민주당 후보로 나서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이 됐다.
민선 6기 시정 목표 ‘안전’에 방점
박 시장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과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 등으로 불거진 안전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도시안전예산 2조원 추가 확보 및 지하철 노후차량 노후시설 전면 교체를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4년간 도시안전 예산 2조원을 추가 확보하고 시장직속의 재난컨트롤타워를 구축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지난 민선 5기에서 서울시의 개발정책이 후퇴됐다는 비판을 감안해 5대 거점별 ‘맞춤형 중장기 전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가산·금천 G밸리, 상암 DMC, 신촌·홍대·합정 일대, 개포동 모바일 융합 클러스터 조성 등이 5대 거점으로 지정 됐다. 여기에 마곡단지를 비롯해 창동·상계·홍릉 일대를 ’스마트 시티‘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 출마 여부 ,시정에 부담 줄 듯
그러나 박 시장의 민선 6기 시정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용산업무지구개발 무산에 따른 후유증 극복을 비롯해 아직도 주민들간의 갈등의 소지가 남아 있는 뉴타운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1000만명이 사는 동북아의 대표적인 메가폴리스답게 구체적인 발전 청사진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답을 내놔야 한다. 약 18조원에 이르는 서울시의 재정적자 문제도 박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무엇보다 박 시장이 민선 6기 시정에 임하면서 당면하게 될 문제는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여부다. 차기 대선은 2017년 12월 실시된다. 박 시장은 “시장으로서 임기를 다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했지만 그의 말을 100% 믿기에는 한국의 정치상황이 무척이나 역동적이다. 박 시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는 대선 불출마 공언에 대해 전보다 뒤로 물러선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만약 박 시장이 자천타천으로 대선 출마를 결심하면 서울시장은 또 다시 재보궐 선거를 해야한다. 그러한 사회적 비용 초래는 시정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 박 시장이 민선 6기 시정을 펼치며 가장 고심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