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내 자동차 판매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형세단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국내 중형세단시장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현대자동차(005380)의 YF쏘나타와
기아자동차(000270)의 K5는 올들어 모델 노후화와 신차출시 소식으로 판매가 주춤한 모습이다. 이러한 공백을 틈타 르노삼성자동차는 배기량은 낮추면서 성능과 연비를 강화한 SM5 다운사이징 모델로 반격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SM5는 올 1~4월 전년대비 12.7% 줄어든 1만151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SM5 플래티넘 출시이후 판매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연말까지 4만대 판매해 중형세단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특히 내달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가는 SM5 TCE가 SM5 전체 판매량에서 20%인 8000대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SM5 TCE는 1.6리터급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을 장착한 SM5의 고성능 모델이다. 최고출력 190마력(6000rpm), 최대토크 24.5kg·m(2000rpm), 복합연비는 13.0km/ℓ로 경쟁차종 대비 성능과 연료효율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기존 중형세단의 배기량이 2000cc급인 것과 달리 1600cc급으로 낮춰 유지비도 절약할 수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5 TCE는 배기량이 낮기 때문에 자동차세는 연간 1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면서 “여기에 연비가 우수하기 때문에 휘발유가격 1900원을 기준으로 하면 경쟁차량 보다 3년간 약 81만원 가량의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3년간 차량을 보유하면서 6만km 주행을 한다고 계산했을 때 자동차세와 연료비를 합쳐 약 111만원 가량의 절감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SM5 TCE. 르노삼성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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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쏘나타는 지난달 8285대 판매돼 작년 9월 이후 7개월만에 내수판매 1위를 차지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에 신모델이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 1~4월 3만650대가 팔려 전년 같은기간 보다 6.7% 줄었다. 업계에서는 내년 쏘나타의 풀체인징(완전변경) 모델인 LF쏘나타가 출시되기 전까지 판매감소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K5는 2010년 4월 처음 출시됐을 당시만 해도 쏘나타의 아성을 넘보며 기아차의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들어 판매는 전년대비 36.8% 급감한 1만7988대에 그쳤다.
기아차는 내달 출시예정인 K5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 뉴욕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K5 페이스리프트의 외부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지는 미지수다.
| YF쏘나타. 현대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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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5. 기아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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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강자인 쏘나타의 아성에 SM5와 K5가 신모델 경쟁에 나서면서 한국GM 말리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말리부는 올들어 4월까지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17.4% 감소한 3235대가 판매됐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상품성을 개선한 2014년형 말리부의 조기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산층의 패밀리카 개념이었던 중형세단은 최근 레저문화 확산에 따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에 밀려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중형세단의 판매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업체간 판촉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말리부. 한국GM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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