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값 떨어지니 치즈피자 봇물

값싼 수입산 치즈 비중 높아져 원가 하락 이윤 증가
업체들 "치즈로 여심 잡기 위해 출시한 것" 해명
  • 등록 2012-11-26 오전 8:17:17

    수정 2012-11-26 오전 8:17:17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 6월 피자헛의 치즈킹에 이어 최근 미스터피자와 도미노피자까지 치즈를 콘셉트로 한 피자를 출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서는 피자 3사가 모두 치즈 함량을 높인 피자 신메뉴를 내놓은 것은 올 들어 치즈 가격이 하락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스터피자 ‘다독이’
피자헛은 지난 6월 치즈 함량을 높인 치즈킹을 출시, 3개월 만에 100만판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미스터피자가 에멘탈 치즈를 피자 위에 뿌린 ‘다독이피자’를 출시했고, 도미노피자 역시 크림블루치즈, 커티지생치즈, 에멘탈크림치즈, 모짜렐라치즈 등 4가지 치즈가 들어간 ‘콰트로치즈샌드 피자’를 내놨다.

피자업체들이 치즈 가격이 하락한 것을 활용하기 위해 치즈 함량이 높은 메뉴를 출시한 것이다.

치즈 가격이 하락한 원인은 이렇다.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치즈 생산이 줄어들자 정부는 치즈, 휘핑크림, 분유 등 유제품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때 상당수의 유제품이 수입 됐다.

그런데 구제역 사태가 예상보다 빨리 해결됐고, 국내 원유(原乳) 생산량이 늘면서 유가공 제품의 공급도 늘어나게 됐고, 지난해 수입해 놓은 각종 유제품까지 더해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또 구제역 이후 국내산 유가공제품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도미노피자 ‘콰트로치즈샌드피자’
피자에 많이 사용되는 모짜렐라 치즈의 경우 국내산의 가격은 지난해까지 ㎏ 당 1만2000원 이상을 형성했으나 올해는 1만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수입산은 지난해 7000원대 초반에서 올해는 후반으로 소폭 가격이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국내산 치즈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치즈 가격이 안정되고 있다”며 “특히 업체들이 수입산 비중을 높이면서 원가가 줄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에 따라 피자헛을 위시한 빅 3 브랜드들이 높은 마진을 기대하고 치즈 함량을 높인 신메뉴를 출시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빅 3 브랜드의 신제품 현황을 보면 치즈킹이 훼미리 사이즈 기준으로 3만5900원이고, 다독이는 라지 사이즈가 3만4900원, 콰트로치즈샌드 피자는 라지 사이즈 기준 3만3900원으로 기존 제품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수준이다. 원가는 낮아졌는데 가격은 비슷하거나 인상된 셈이다.

반면 피자업체들은 치즈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피자헛 측은 “부드럽고 담백한 맛의 필라델피아 크림치즈가 통째로 올려 있어 여성 고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고, 미스터피자 측은 “토핑이 아닌 치즈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독이’ 피자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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