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른 데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확대되면서 미국 LA지역 집값이 하락하고 급매로 처분하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압류에 들어간 LA지역의 주택은 2분기(4~6월)에 379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집중 구입한 교외 중저가 주택의 집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주택 과잉공급 교외지역 집값 뚝뚝 떨어져
작년 1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LA 외곽에 52만 달러를 주고 투자용 주택을 샀던 A씨는 집값이 떨어진 데다 금융부담도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A씨는 “집값이 떨어지는 데다 월세 임대료보다 융자금이 더 많아 한 달에 1000달러 정도의 손해를 계속 보고 있다”며 “집을 팔려고 해도 문의조차 없다”고 말했다. LA 중개업체 사장인 라이언 오씨는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교외지역으로 주택이 대거 지어져 과잉공급 상태에 빠져 들었다”며 “외곽지역은 20~30% 집값이 하락, 투자용으로 집을 여러 채 구입했던 교포들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는 서브 프라임 연체율이 13%대까지 치솟고 있어 중저가 주택의 매물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비교적 고가의 주택들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이용해 구입한 비율이 낮아 저가 주택단지에 비해 타격이 덜하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 투자패턴 오피스·상가로 이동
◆도심은 아파트 열풍… 노년층 교포들도 외곽지역에서 다시 돌아와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도 한인타운 등 LA 도심은 아파트 개발 붐이 일고 있다. 한인 타운에는 최근 완공을 앞둔 세라노팰리스라는 아파트가 ‘한국식 아파트’를 표방, 교포들이 대거 몰려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렸다. 이 건물 바로 옆에서는 내년 1월에 40층 규모의 아파트가 착공에 들어간다. 바로 인근에서는 24층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마이클 박 부사장은 “시 외곽에 주택단지 건설이 급증, 출퇴근 교통난이 심해지면서 도심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자녀 교육을 끝낸 일부 장년·노년층 교포들도 교외 주택을 처분하고 도심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LA시가 도심을 뉴욕 맨해튼처럼 만들겠다면서 재개발을 적극 지원, 도심지역에는 20여 개의 고층 주거용 건물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소규모 공업 공장이 밀집, 슬럼화가 진행 중이던 LA 도심 사우스팍 지역에 건설된 주상복합아파트는 계약자들의 20% 정도가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아메리카’ 왕승욱 팀장은 “ ‘윌셔 1100’, ‘머큐리’ 등 고층 사무실 건물도 아파트로 개조해 분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비호 이사는 “전체 집값이 하락하고 있어 도심 아파트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라면 몰라도 투자 목적의 주택구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에게 대출해주는 프라임(prime) 모기지와 달리,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대출해주는 주택담보 장기 대출을 서브 프라임 모기지라고 한다. 대부분 변동금리 상품이어서 금리가 오르자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가압류당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가 파산하는 등 주택시장은 물론 전체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