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쯤 후 도착한 곳은 서초구 주택가. 삼겹살 음식점 등 식당들이 더러 눈에 띄는 골목을 지나 3층짜리 상가 건물이 나왔다.
30대 남성의 안내를 받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9평 남짓한 방에 노래방 기계가 설치돼 있고, 빨간색 조명 아래 술과 음료수가 테이블에 놓여 있었다.
아무런 간판을 내걸지 않고 영업을 하는 이 지하방은 알고 보니 일부 집창촌 업주와 여성들이 주택가로 진출해 은밀하게 성매매를 하는 일종의 ‘집창촌 지점’이었다.
지하에 집창촌 업주가‘비밀 영업소’를 차린 서울 도심의 한 상가빌딩. 이런 업소들은 대개 주택가나 음식점 골목 등에서 간판이나 상호 없이 지하에서 영업을 한다.
지하방 종업원은 “집창촌을 떠난 업주들 중 일부가 5~6명 이상 아가씨를 데리고 주택가에 가게 차려서 이렇게 밀실 영업을 한다”며 “정부가 집창촌을 세게 단속한 후 이런 현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2004년 9월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정부 단속으로 영업이 힘들어지자 집창촌 업주와 여성들이 이처럼 도심 곳곳에서 소규모로 게릴라식 비밀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하방처럼 따로 공간을 차려놓지 않고 전화로 연결해 여성을 파견하는 ‘출장 영업’도 도심에 퍼지고 있다. 서울 강남의 삼성동, 역삼동을 비롯해 강북 장안동, 용산 등지에 사무실을 차린 업주들은 여성들을 전화로만 관리하며 불법 성매매를 연계한다. 이들은 호객꾼을 고용해 도심 번화가나 주택가에 전단을 뿌리고 승용차 유리창에 명함을 꽂아 놓는다.
이처럼 집창촌을 빠져나온 여성들이 사무실 빌딩과 주택가로 파고들면서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더욱 쉽게 성매매를 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