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안기부의 불법조직 미림팀 도청건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했지만 국정원의 조사결과 발표로 수사해야 할 부분이 늘어 수사팀을 보강하는 한편 수사계획을 전면 수정·보완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수사팀인 서창희 공안2부장과 특수부에서 파견된 검사 2명을 포함한 총 8명의 검사 이외에도 공안2부에 검사를 추가로 배치해 안기부와 국정원의 불법 도청행위 전반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 대상이 통신비밀보호법상 공소시효를 넘기지 않는 사람들로 국한하기 어려운 면이 있으며 진상규명 차원에서 안기부 미림팀의 활동시기부터 김대중 정부 시절의 국정원에 이르는 불법 도청행위 전반에 대해 수사할 것임을 내비췄다.
검찰은 또 미림팀 재건과 활동 등에 적극 관여한 의혹을 받아온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도 소환 조사하는 한편, 내곡동 국정원 청사를 포함해 전직 안기부·국정원 주요 간부 자택 등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도 적극 검토중이다.
검찰은 천 전 원장 자택과 사무실 및 이상호 MBC 기자가 재미교포 박인회씨에게서 입수한 도청테이프를 맡겨 성문(聲紋)분석을 의뢰한 업체를 압수수색해 빼돌려진 도청테이프나 문건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각종 서류와 수첩 등을 확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김대중 정부 때에도 불법도청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천 전 원장을 비롯해 조만간 이종찬, 임동원, 신건 전 원장 등 당시 국정원 수뇌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이 부회장과 함께 정·관계 금품로비 의혹이 테이프에 녹음돼 있는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현 주미대사)도 귀국 즉시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후 도청테이프를 통해 금품로비 관련 지시 또는 금품로비 대상으로 알려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김대중 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을 조사하는 등 내용 부분에 대한 수사가 향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